정지유 KDB나눔재단 파트장 "예술 통해 아이들에게 큰 꿈 심어주죠"
“소외계층 아이들은 문화 혜택을 거의 못 받은 경우가 많아요. 이 아이들에겐 문화 활동이란 것 자체가 놀람의 연속이고,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는 순간이죠. 처음엔 해본 게 없어서 뭘 해야 할지 모른다고 하다가 점점 자기 목소리를 내는 모습으로 변하는 걸 보면 보람이 크죠.”

2007년 산업은행 산하에 설립된 KDB나눔재단은 문화교육과 복지, 장학사업, 지역사회공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정지유 KDB나눔재단 문화예술부문 파트장(사진)은 이 재단에서 예술을 매개로 한 교육이라는 독특한 나눔활동을 하고 있다. 지금 맡고 있는 일은 ‘별별작업실’이란 초등학생 대상 통합 문화예술 프로그램. 그가 가장 아끼는 업무이기도 하다. ‘별별작업실’에선 학생들에게 공연과 전시회를 보여주고, 연극을 직접 제작해 무대에 올리도록 지도한다. 정 파트장은 “예술을 매개로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교육을 하고 있다는 게 자랑스럽다”며 “앞으로 이 분야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파트장이 2013년 KDB나눔재단에 들어오기까진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다. 그는 원래 세종대 무용학과를 졸업한 뒤 각종 공연과 강사 활동을 하던 무용가였다. 하지만 무용가로서 살던 10여년간의 시간을 갑작스럽게 뒤로 한 채 홀로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이후 뉴욕대에서 초·중등 및 대학교육과정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무용을 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과연 내게 진정 재능이 있고, 누군가를 지도할 자격이 있는가’란 회의가 들었다”고 했다. “미국에서 교육 관련 공부를 하며 현지 학생들과 많이 만났어요. 제 전공 분야가 한국무용이다 보니 학생들이 더욱 신기해했죠. 엘리트 예술 교육이 아니라 예술을 매개로 한 다른 교육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KDB나눔재단의 모든 활동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는다. 정 파트장은 “장학사업을 예로 들면 초등학생 때 시작했다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재단에서 책임지고 주기적으로 멘토링을 해준다”며 “문화복지 사업을 할 때 ‘돈만 주면 그만’이라는 마음으로 하면 성공할 수 없다”고 전했다. “장학 지원을 받는 학생을 대상으로 사회복지사와 현직 교사를 직접 매칭시킵니다. 하지만 이건 해당 학생만 알게 하죠.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다는 이유로 왕따가 될 수도 있거든요.” 그는 “학생들이 재단 활동에 참여하면서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