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우주부품시험센터 이전 '갈등'
경남 진주시의 미래 전략산업인 우주항공 기반구축사업 대상지(조감도)를 놓고 시와 지역 상공계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진주상공회의소와 상평공업단지 입주 업체 등은 시가 처음 결정한 부지가 도시 발전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외곽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시는 사업 추진의 효율성을 위해 예정지 변경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진주상의와 상평공단입주기업협의회는 27일 “일부 회원 기업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상평공단에 들어서기로 한 우주부품시험센터와 항공전자기술센터 예정부지가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도심 확장과 상평공단 재생사업 등을 볼 때 우주항공산업 시설은 외곽에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라고 밝혔다.

허성두 상평공단입주기업협의회 회장은 “상평공단 재생사업에 관해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에서 우주항공산업 관련 시설이 상업지역에 들어온다고 하니까 몇몇 회원이 의문을 제기했다”며 “도심 한복판 중심지보다 외곽에 배치하는 것이 도시개발 측면에도 유리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진주상의 관계자도 “도심 속 상평공단은 우주항공산업 인프라가 들어설 마땅한 입지가 없다”며 “외곽 산업단지에 설치해야 관련 기업 유치가 쉽고 집적화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주부품시험센터와 항공전자기술센터 예정부지는 진주시 상대동 상평공단(KT 동진주지점 앞) 1만940㎡다. 우주항공 기반구축 공모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마땅한 부지를 찾던 진주시는 전체 부지의 70%가 시 소유인 이곳을 대상지로 정했다.

1975년 조성돼 노후화한 상평공단(213만5231㎡)은 첨단산업단지로 바꾸는 재생사업이 계획돼 있다.

이에 대해 진주시는 공모사업이 최종 확정돼 예정부지 변경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국책사업으로 진행해 향후 절차나 사업승인 등에 차질이 생길 수 있고 자칫 사업 추진 자체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시 미래산업과 관계자는 “공모사업 특성상 부지를 변경할 권한이 없고 행정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며 “지역 상공계의 문제 제기에 대해서는 사업을 주관하는 한국산업기술시험원과 협의해 원만하게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주시는 올 들어 8월과 10월 각각 미래창조과학부와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우주부품시험센터와 항공전자기술센터 사업지로 최종 선정됐다. 우주부품시험센터에는 2018년까지 국비와 지방비 등 총 227억원을 투입해 우주부품 전용 시험시설과 장비, 건축물, 교육 및 관람시설 등을 짓는다. 항공전자기술센터는 극한 전자기환경 극복기술을 시험평가하는 곳이다. 2020년까지 229억원을 들여 대형 전자파 무반사실 및 민수 분야 항공 시험을 위한 극한전자기 환경 시험평가 장비 등을 갖춘다.

진주=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