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참고인 신분…'문화계 블랙리스트' 정관주 前차관도 조사

국민연금공단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도록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 문형표(60)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27일 박영수 특별검사실에 출석한다.

'비선 실세' 최순실씨와 공모해 기업들에 거액의 재단 출연금을 내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는 안종범(57·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도 특검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다.

특검은 문 이사장을 이날 오전 9시 30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다고 밝혔다.

특검은 문 이사장이 복지부 장관으로 있던 작년 7월 청와대의 지시를 받아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표를 던지도록 의사결정 과정에 관여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이어 오전 10시 정관주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정 전 차관은 2014년 말부터 올 초까지 청와대 정무수석실 국민소통비서관으로 근무하면서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다.

앞서 특검은 전날 오전 문 이사장과 정 전 차관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특검 관계자는 "문 이사장과 정 전 차관은 참고인 신분"이라며 "다만, 조사 과정에서 신분이 피의자로 변동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검은 이들 외에 오전 9시에서 10시 사이 안종범(57·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을 남부구치소에서 불러 조사한다.

특검은 안 전 수석을 상대로 최순실씨의 이권 취득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캐물을 방침이다.

안 전 수석은 박 대통령, 최순실씨와 공모해 미르·K스포츠재단에 거액을 출연하도록 강요한 혐의 등으로 지난달 20일 검찰 특별수사본부에 의해 구속기소 됐다.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p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