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사자성어 (사진=서울시)

‘군주민수(君舟民水)’가 교수들이 꼽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됐다. 이는 강물(백성)이 화가 나면 배(임금)를 뒤집을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교수신문은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전국 교수 61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32.4%(198명)가 ‘군주민수’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했다고 24일 밝혔다.

‘군주민수’는 순자(苟子) 왕제(王制)편에 나오는 사자성어다.

이를 추천한 교수는 육영수 중앙대 역사학 교수로 대통령 탄핵안 가결까지 이끌어낸 촛불민심이 반영된 결과라는 것으로 풀이된다.

육영수 교수는 “역사를 변화시키고 전진시키는 첫 발은 태풍에도 흔들리지 않는 촛불을 나눠 밝히려는 권리선언으로부터 시작된다. 민주공화국의 세상에는 더 이상 무조건 존경받아야 하는 군주도 없고 ‘그 자리에 그냥 가만히 있는’ 착하고도 슬픈 백성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 뒤를 이어 이승환 고려대 철학과 교수가 추천한 ‘역천자망(逆天者亡)’도 28.8%(176명)의 선택을 받았다. ‘천리를 거스르는 자는 패망하기 마련’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이 교수는 “최순실의 국정농단과 박근혜 대통령의 헌정농단은 입헌민주주의의 당연하고도 자연스러운 원리를 거스른 일”이라며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윤평중 한신대 철학과 교수가 추천한 ‘노적성해’(露積成海)도 18.5%(113명)를 받으며 3위에 올랐다. ·‘이슬이 모여 바다를 이룬다’는 의미다.

교수신문은 “군주민수, 역천자망, 노적성해, 빙공영사, 인중승천은 올해 후반기에 불거진 가파른 정국 변화를 꼭 찌른 사자성어들”이라며 “민주주의의 원칙과 재권주민의 의미를 밝혔고, 공적인 일을 빙자해 사익을 챙긴 이들에 대한 비판”이라고 말했다.

한편, 2015년 올해의 사자성어는 ‘혼용무도(昏庸無道)’다. 혼용무도는 나라 상황이 마치 암흑에 뒤덮인 것처럼 온통 어지럽다는 뜻이다.

곽경민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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