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 뒤늦게 "안전시설 미비"…상주서 영덕까지 1시간 걸려

정부는 23일 경북 의성에서 상주와 영덕을 잇는 상주∼영덕 고속도로 개통식을 열었다.

그러나 한국도로공사는 이날 오후 행사만 하고 개통 날짜를 갑자기 26일 0시로 미뤘다.

안전시설 추가 보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가드레일을 설치하지 않은 데다 청소마저 깨끗이 하지 않았다.

일부 구역에서는 비가 오는 중에 도색을 하는 바람에 제대로 되지 않았다.

김학송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고속도로를 둘러봤다가 이대로 개통하면 안 된다고 판단해 미뤘다고 한다.

그러나 크리스마스인 주말을 맞아 놀러 가려고 계획한 상주시민, 영덕군민등은 불만을 터뜨렸다.

정부는 2009년 12월부터 7년간 상주분기점에서 영덕 강구면 영덕나들목까지 107.6㎞에 2조7천500억원을 들여 왕복 4차로 고속도로를 만들었다.

이 도로 개통으로 상주에서 영덕까지 운행 거리가 160㎞에서 108㎞로, 주행 시간은 145분에서 65분으로 80분 줄어든다.

고속도로에는 동상주와 서의성, 북의성, 동안동, 청송, 동청송·영양, 영덕 7개 나돌목이 들어섰다.

휴게소는 의성과 점곡, 청송 3곳이 있고 분기점은 상주와 안동 2곳이 있다.

상주∼영덕고속도로에는 겨울철 결빙을 예방하는 자동염수분사시설 29곳, 안개 피해를 줄이는 자동안개대응시스템 8곳, 풍수해에 대비한 토석류 방지시설 35곳 등 안전시설을 설치했다.

상주∼안동 구간은 눈이 오면 잘 녹을 수 있는 소재인 아스콘으로, 안동∼영덕은 내구성이 뛰어난 콘크리트로 포장했다.

또 산악지대가 많아 터널과 다리가 전 구간의 40%를 차지한다.

이 도로는 청주∼상주고속도로, 중부내륙고속도로, 중앙고속도로와 이어진다.

정부는 상주∼영덕고속도로 개통으로 편익비용이 연평균 1천511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교통 오지로 꼽히던 청송·영양·영덕 등 경북내륙과 동해안이 혜택을 받는다.

수도권과 충청에서 안동 하회마을, 도산서원 등 볼거리가 많은 경북 내륙과 동해안까지 접근성이 좋아져 관광산업 발전과 경제 활성화를 기대한다.

상주시는 고속도로 개통에 따라 상주·북상주·점촌함창·남상주·화서나들목에 이어 동상주나들목까지 갖춰 사통팔달의 교통 요지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본다.

영양군과 청송군은 그동안 고속도로가 없어 접근이 어려웠으나 이 도로 덕에 청정 자원을 활용한 관광이 활성화할 것으로 내다본다.

안동시와 의성군도 물류단지 개발이나 관광 활성화 기회로 여긴다.

영덕군은 고속도로 개통으로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한다.

경북내륙 주민은 물론, 충청 주민도 바다 관광이나 식도락 여행을 위해 많이 찾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때마침 도로 개통 시기가 대게 철이어서 영덕대게를 알릴 좋은 기회로 본다.

영덕군은 고속도로 개통을 기념해 2월 말까지 매주 일요일∼목요일 주중에 군이 직영하는 바다숲 향기마을, 해맞이 캠핑장, 장사해수욕장 펜션 3곳 이용료를 할인한다.

정상가는 1일 기준 바다숲 향기마을 10만∼12만원, 펜션 5만원, 캠핑장 4만8천원이지만 이 기간 3개 숙박시설 모두 하루에 1만원이면 잘 수 있다.

4명 이상 한 팀이 상주∼영덕 고속도로를 이용한 뒤 당일 또는 전일 고속도로 통행권이나 고속도로 휴게소를 이용한 영수증을 보여주면 된다.

이 도로를 이용하면 서울에서 영덕까지 승용차 기준 요금이 1만4천600원이다.

23일 오후 2시에 의성휴게소(영덕방향)에서 열린 개통식엔 강호인 국토부 장관, 김관용 경북도지사, 김학송 한국도로공사 사장, 주민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내년에 상주∼영천고속도로가 개통하면 신도청시대 경북 도로교통망이 사통팔달이 된다"고 말했다.

(의성·상주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sds1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