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상식 벗어난 독선적 행정…조 씨도 자숙해야"

'그림 대작(代作)' 사건으로 재판을 받는 가수 조영남(71)이 경남 하동군에서 여는 연말 콘서트에 출연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하동군은 23일 오후 6시 30분 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하동군민과 함께하는 조영남 송년의 밤 콘서트'를 개최한다.

이번 콘서트는 군민을 격려하고 새해 새 출발을 응원하고 최근 증·개축해 다시 문을 연 문화예술회관을 알리기 위해 하동군이 조영남을 초청해 마련했다.

군은 영호남 화합 차원에서 '이웃사촌'인 광양·구례지역 주민들을 초청한다.

조영남은 콘서트에서 '제비', '모란 동백', '딜라일라', '지금', '내 고향 충청도' 등 히트곡을 선보인다.

그리고 '화개장터'와 '향수', '그대 그리고 나' 3곡을 특별출연한 하동합창단과 합동 공연한다.

조영남은 송년콘서트에서 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사용할 그랜드 피아노 구입비 1천만원을 기탁할 예정이다.

검찰은 지난 21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조 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구형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시민사회단체는 하동 콘서트 자숙을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하동참여자치연대는 "기부를 약속했지만 출연료 1천만원, 밴드비 1천만원 총 2천만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범죄 혐의자의 공연을 여는 것은 상식을 벗어난 행정이고 군민을 무시하는 독선적인 행정"이라고 하동군을 비판했다.

이어 "조영남 콘서트는 대작 의혹만으로도 전국에서 계획했던 공연이 취소됐다"라며 하동 공연 취소를 간접적으로 요구했다.

특히 "사적인 공연이나 전시가 제한돼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주민의 세금으로 사기죄로 기소된 가수를 초청해 공연하는 것이 상식적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라며 "재판을 받는 조영남 씨에게도 자숙을 촉구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동군 관계자는 "가요 '화개장터'로 하동을 널리 알려 준 점이 너무 고맙고 군민 사이에 인기도 높아 콘서트를 마련했다"라며 "대작 논란과는 상관없는 순수한 음악회로 판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동연합뉴스) 지성호 기자 shch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