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씨(60·구속기소) 국정개입과 박근혜 대통령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박영수(64·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팀이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을 출국금지하고 관련자들을 소환조사했다. 특검팀은 독일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최씨의 딸 정유라 씨(20)를 지명수배했다.

특검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22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관리공단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자료를 검토하고 관련자들을 소환조사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한 배경을 수사 중인 특검팀은 당시 합병 찬성 의견을 주도한 홍 전 본부장을 출국금지했다. 실무를 담당한 국민연금 국장과 과장,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등에 관여한 복지부 국장 1명과 과장 1명도 불러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연금이 찬성 의견을 밝히기 전 박 대통령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합병이 잘 되도록 도와주라”고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확보한 안 전 수석의 수첩에 이런 내용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특검보는 “검찰이 최씨 등을 기소할 때 삼성과 관련한 부분은 빠진 만큼 특검에서 추가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정씨를 기소중지하고 지명수배했다. 특검은 이날 외교부에 정씨의 여권 반납 명령을 내리고 무효화 조치를 해달라고도 요청했다. 외교부는 “여권 반납 명령을 받고 7일 내에 반납하지 않으면 직권 무효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특검보는 정씨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가 정씨가 자진 귀국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자진 귀국 의사가 있었다면 진작 왔어야 하고 지금이라도 들어오면 된다”고 했다. 청와대 압수수색과 관련한 질문에는 “그동안 수차례 시도됐지만 한 번도 제대로 진행된 적이 없는 어려운 문제”라며 “효율적으로 실효성 있게 집행할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대기업 총수 소환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