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씨 일가 '재산형성 과정'도 파악…"국민 관심·제보 감사"

박근혜 대통령의 비위 의혹과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현판식이 열린 21일 수사 개시 첫날부터 동시다발 압수수색에 나서고 최씨 딸 정유라씨의 신병 확보에 나서는 등 속도전에 나섰다.

기간이 제한된 특검 수사의 특성상 초반 강력한 에너지를 모아 핵심 의혹에서 돌파구를 뚫어 신속히 소기의 성과를 거두겠다는 의도로 보여 향후 수사가 어디를 향하게 될지 주목된다.

특검팀은 이날 '최순실의 삼성에 대한 제삼자 뇌물공여, 국민연금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에 대한 대가 및 국민연금의 배임' 혐의를 보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검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21일 오전 브리핑에서 '본격 수사 개시' 선언과 함께 보건복지부, 국민연금 사무실 등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밝히며 수사 진행 내용을 이같이 설명했다.

특검팀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와 보건복지부 연금정책국, 일부 관계자 자택 등 10여 곳의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 특검보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지난달) 검찰 특별수사본부도 압수수색한 곳이나, 충분히 검토한 끝에 보충적인 차원에서 추가 압수수색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삼성 특검팀은 앞서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등 일부 관계자와 접촉한 바 있으나, "이들의 신분에는 아직 변동이 없다"고 이 특검보는 설명했다.

아울러 특검팀은 외국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진 최씨 딸 정유라씨의 체포영장을 청구하고 독일 검찰에 사법공조를 요청하는 등 정씨를 국내로 불러들여 조사하기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정씨는 이화여대 입학 및 재학 당시 부당한 특혜를 받은 것으로 교육부 특별감사 결과 드러난 바 있다.

교육부는 최씨 모녀와 최경희 전 이대 총장 등에 대해 수사의뢰했다.

이 특검보는 정씨의 혐의가 '업무방해' 등이라고 밝혔으나 혐의 세부 내용과 관련해선 "피해자 등 구체적인 피의사실에 대해서는 말하기 어렵다.

추후 확인해 밝히겠다"며 말을 아꼈다.

이어 "독일에서 아직 답변은 오지 않았다"면서 "소재지는 추정하고 있으나 파악 여부에 대해 구체적으로 얘기하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특검팀은 최순실씨의 아버지인 최태민씨를 비롯한 일가의 재산형성 과정에 대한 첩보도 수집 중이다.

수사팀장인 윤석열 검사가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을 만나 최씨의 아버지인 최태민씨 비리 관련 수사 단서를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특검보는 "특검법 수사대상을 보면 재산형성 과정 의혹도 포함돼있다.

그 연장 선상으로 보시면 된다"면서 "근거 수집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최씨의 국정농단을 비호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으며 수사 선상에 오른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수사 계획에 대해서 이 특검보는 "아직 계획이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날 수사를 시작하며 '엄정 수사'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이 특검보는 "국민의 명령에 의해 구성된 특검팀은 막중한 책임감을 바탕으로 법과 원칙에 따라 '정도(正道) 수사'할 것을 다시 한 번 약속드린다"면서 "국민 여러분이 사건 수사에 많은 관심과 제보를 줌으로써 도움을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 특검보는 "준비 기간에 많은 제보가 있었는데, 오늘 압수수색에도 그런 제보들을 참고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이보배 기자 song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