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학교운동부 개선안 발표…최저학력 미달해도 대회 못나가
일반학생 체험학습 결석인정·수행평가 절차도 강화

서울시교육청이 '제2의 정유라'를 막고자 내년부터 서울시내 중·고등학교의 체육특기생 출결석 관리 등을 대폭 강화한다.

서울교육청은 최근 최순실 모녀의 '교육농단' 사태와 관련해 학교의 신뢰를 회복하고 특기생에게 관대했던 기존 관행을 바로잡고자 출결석 관리 강화 등을 주 내용으로 하는 학교운동부 및 학사 운영 개선안을 20일 발표했다.

개선안에 따르면 학생의 결석일수가 공결(출석인정 결석)일수를 포함해 전체 수업일수의 3분의 1에 이르면 그때부터는 매회 결석(공결 포함) 때마다 학업성적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학교장 승인을 받도록 했다.

지금은 학생선수가 훈련이나 대회 참가 등을 이유로 결석할 경우 학교장이 훈련기관 등의 협조요청 공문을 보고 공결 처리를 해주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교내 학업성적관리위원회에서 해당 학생의 그간 출결 상황, 결석시 보충수업 이행 여부, 대회참가 제한 준수 여부 등을 꼼꼼히 따져 만약 이런 기준에 충족하지 못했을 경우 학교장이 공결을 제한할 수 있게 된다.

학생의 대회 참가 허가 절차도 한층 까다로워진다.

현재는 '학교장의 허가를 받은 대회, 국가대표 훈련 등에 참가하는 경우는 출석으로 처리한다'는 학교생활기록부 지침에 따라 학교장이 학생의 대회 참가를 승인해주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종목별 협회가 아닌 대한체육회 차원의 승인을 받았는지, 보충수업 계획이 충실한지, 전국 대회 참가 제한 기준(종목별 연 2∼4회)을 지켰는지 등을 먼저 확인한 뒤 참가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최저학력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학생도 대회 참가가 제한된다.

해당 학년의 교과 평균(초등 50%, 중 40%, 고 30%)에 미달하는 학생 선수는 교과별 기초학력 프로그램(최소 12시간∼최대 60시간)을 이수한 뒤 대회에 참가해야 한다.

또 학생선수의 수업결손을 보충하는 '이-스쿨'(e-school)이 올해 시범운영을 거쳐 내년에 전면 시행됨에 따라 최저학력에 미달하는 학생들은 이 시스템을 이용해 보충수업을 해야 한다.

학생선수가 아닌 일반 학생들의 체험학습 출석 인정, 수행평가 관리 등도 강화하기로 했다.

중·고교도 초등학교와 마찬가지로 개인 체험학습(국내, 국외)에 따른 출석인정 일수 제한 범위를 학교별 학칙에 명시하도록 하고, 체험학습 사유의 적정성, 사후 보고서 제출 등의 확인 절차도 철저히 하도록 했다.

수행평가를 할 때에는 매 학기 초에 수행평가 계획과 평가요소, 채점기준 등을 상세히 공지하고, 실연(實演)이나 작품 평가시 여러 학생 앞에서 공개적으로 하게 하는 등 객관성, 신뢰성을 확보하도록 할 방침이다.

교육청은 이밖에도 ▲ 체육특기학교 운영 신청시 학교운영위원회 심의 ▲ 학업성적관리 규정에 대회참가 횟수(일수) 및 보충학습 운영계획 명시 ▲ 진급·졸업 사정시 출결상황 심의 강화 ▲ 매학기 학생부 및 출석인정 관리 실태 점검 ▲ 학사관리 감시 및 신고 핫라인 개설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교육농단'과 같은 사태가 서울에서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므로 타 시도의 학생선수 관리 개선방안을 포함한 교육부 차원의 대책을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y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