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5∼6월 착공 못 하면 당초 계획에 차질 우려
학생-대학 입장차 뚜렷, 본관점거 농성 해제 '요원'

서울대 학생들의 본관점거 농성이 장기화하면서 이 대학 시흥캠퍼스 조성사업이 제 속도를 못 내고 있다.

올해 하반기 착공은 사실상 무산됐고 해를 넘겨도 착공 시기를 예측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성낙인 서울대 총장은 최근 교내 긴급 토론회에서 의사소통이 부족했다는 점을 사과하고 학내 구성원 모두의 의견을 들어 시흠캠퍼스를 처음부터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학생들은 실시협약 철회 없이는 시흥캠퍼스 전면 재논의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양측 이견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총학생회 측은 오히려 이달부터 총장 불신임 운동에 나서 갈등은 악화하는 모양새다.

14일 시흥시에 따르면 서울대는 지난 8월 22일 시흥시, 배곧신도시 지역특성화사업자인 한라와 시흥캠퍼스 조성을 위한 실시협약을 체결, 9년간 끌어온 캠퍼스 조성사업을 본격화했다.

서울대는 배곧신도시 특별계획구역 91만여㎡ 가운데 교육·의료복합용지 66만 2천여㎡를 시흥시로부터 무상으로 받고 한라로부터 시설지원금 3천억원을 지원받아 2025년까지 캠퍼스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대학 측과 시는 올해 하반기부터 캠퍼스 공사에 들어가 2018년 3월부터 순차적으로 준공하겠다고 밝혔지만, 학생 반발에 부닥쳐 어떤 시설물을 캠퍼스에 건립할지조차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착공 시기가 불투명하다고 마냥 손 놓고 있을 수 없다고 판단한 시는 우선 기반시설 설치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시는 시설물 건축공사에 필요한 도로, 상하수도 등의 기반시설을 갖추기 위해 지난달 4일 캠퍼스 부지 내 토사 반입을 승인했다.

시 관계자는 "기반공사는 시작한 셈이다.

늦어도 내년 5∼6월 건축공사를 시작하지 않으면 당초 계획보다 지연될 수밖에 없다"며 "대학 측과 실무협의는 계속해가면서 학내 협의 사항을 확인하고그때그때 현장에서 가능한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대학 측이 학내 구성원 의견을 배제한 채 비민주적으로 추진했고 대학 기업화를 가속한다는 점 등을 들어 시흥캠퍼스 조성에 반대한다.

이들은 지난 10월 10일 총장실이 있는 본관을 점거, 두 달 넘게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시흥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gaonnu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