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설비·방호인력 배치 입구부터 '경비 삼엄'…수사개시 '초읽기'

최순실씨 국정농단 의혹 사건을 파헤칠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최씨 등 핵심 인물을 소환해 심문할 영상녹화조사실을 13일 언론에 공개했다.

박 특검팀은 강남구 대치동 D 빌딩 입주공간의 시설공사를 거의 마무리하고 이날부터 새 공간에서 검찰로부터 인계받은 수사기록 검토를 이어갔다.

이날 언론에 공개된 공간은 특검팀이 둥지를 튼 17∼19층 중 파견검사 및 수사관의 사무실과 영상녹화조사실 등이 위치한 19층이다.

특검팀이 입주한 3개 층의 비상계단 문은 출입카드 없이는 드나들 수 없도록 했고, 특검팀 전용 엘리베이터도 지정됐다.

각층 사무공간으로 통하는 입구에는 보안문이 설치됐고, 경비 인력이 상주해 외부인 출입이 철저히 통제되고 있었다.

19층 보안문이 열리자 폭 2m가 안 되는 좁은 복도가 길게 이어졌고 양옆으로 굳게 닫힌 문이 보였다.

이 층에는 영상녹화조사실이 두 곳 있었고, 특검팀은 그중 한 곳을 공개했다.

수사공간으로 쓰이는 17층에도 영상녹화조사실이 더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상녹화조사는 조사 과정에서 피의자 또는 사건 관계인의 인권침해를 방지하고 조사절차의 투명성 및 조사의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해 2004년부터 도입됐고, 현재는 전국 모든 검찰청에 설치돼 있다.

영상녹화조사실 한가운데에는 네 명이 마주 보고 앉을 수 있는 책상이 놓여 있었고, 구석에 PC와 프린터, 공기청정기가 각각 한 대씩 구비돼 있었다.

PC 모니터 뒤편 벽면에는 가로 2m, 세로 1m쯤 되는 거울이 있었다.

조사실에서는 거울로 보이지만 반대편 방에서는 조사 과정을 지켜볼 수 있는 특수유리라고 특검팀 관계자는 설명했다.

특수유리 건너편 방에는 진술 과정을 녹화하는 PC 등이 있었다.

이미 구속기소 돼 구치소에 수감중인 최순실 씨 등 핵심 인물에 대한 대면조사가 이 영상녹화조사실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조사실 옆으로는 검사와 수사관 등 파견 인력들이 사용하는 검사실로 추정되는 방들이 굳게 문이 닫힌 채 줄지어 있었다.

특검팀이 공개한 방 한 곳을 보니 검사 1명, 수사관 2명이 사용하는 책상이 'ㄱ'자 모양으로 놓여 있었다.

박 특검과 4명의 특검보 아래서 파견검사들을 지휘할 수석 파견검사(수사팀장)은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사건'의 팀장이었던 윤석열(56·23기) 대전고검 검사가 맡았다.

이번 특검에서 실질적인 '칼잡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검의 수사거점과 조직 구성이 사실상 마무리 됨에 따라 수사개시가 초읽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박 특검을 비롯한 특검보 4명과 윤 수사팀장도 이날 아침 대치동 사무실로 처음 출근해 본격적인 수사 채비에 나섰다.

이규철 특검보는 "충분히 기록을 검토해서 철저히 준비한 후 신속하게 수사를 준비할 예정"이라며 "우리 진단으로는 이번 주 중에는 기록 검토가 거의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최송아 기자 p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