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인들이 '블랙리스트 의혹'에 연루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할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고발했다.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회 등 12개 문화예술단체는 12일 김 전실장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강요, 업무방해 혐의 등을 수사해달라며 특검팀에 고발장을 냈다.

피고발인에는 김 전 실장 외에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송광용·모철민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서병수 부산시장 등도 포함됐다.

이들 단체는 최근 언론을 통해 공개된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망록을 근거로 김 전 실장이 2014년 8월 세월호 참사를 풍자한 홍성담 작가의 작품 '세월오월'의 광주비엔날레 전시를 막았다고 주장했다.

그해 9월 세월호 생존자 구조작업에서 정부의 무능함을 비판하는 내용의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의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을 차단하도록 모의하고 계획이 불발되자 이용관 영화제 집행위원장을 자리에서 물러나도록 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어 이듬해 1월 대통령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영화계 좌파성향 인적 네트워크 파악이 필요하다"며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하고 이들의 정부 지원 사업 참여를 막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면서 특검의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lu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