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수서 평균 1시간 44분…좌석간격·등받이 각도 여유도 '만족'
"오늘부터 SRT가 다닌다길래 KTX를 취소하고 첫차를 탔어요.
서울 강남권에서 이동하는 사람들에겐 훨씬 시간이 절약돼서 좋네요."


수서발 고속철(SRT) 정식운행이 시작된 9일 첫 상·하행선 열차를 이용한 승객들은 광주에서 서울 강남까지 이동시간이 절반 가까이 단축된 점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아직 동이 채 트지 않은 이른 아침.
오전 5시 10분 수서역을 출발해 오전 6시 45분 광주송정역에 도착한 651열차를 이용한 SRT 첫 승객들이 하나둘 열차에서 내렸다.

잠실의 한 장례식장에 조문하러 다녀온 50대 남성은 "용산역을 이용했다면 실제 광주까지 이동에 3시간 넘게 걸렸을 텐데 2시간여 만에 온 셈"이라며 만족스러워했다.

또한 "좌석간격도 넓어지고 등받이를 젖힐 수 있는 각도도 커져 잠시나마 편하게 눈붙이며 내려왔다"고 덧붙였다.

실제 신형 SRT의 좌석간격은 KTX보다 5.7cm 넓고 특실은 등받이를 41도까지, 일반실은 37도까지 젖힐 수 있다.

이날 오전 목포발 수서행 첫 상행선 열차를 이용한 김형언(47)씨도 KTX 표를 예매했다가 SRT로 발길을 돌렸다.

김씨는 "오전 10시에 강남의 회사에서 회의가 있다"며 "출근시간대라 용산에서 강남까지 1시간은 걸릴 것 같아 6시 5분 광주 출발, 8시 6분 용산 도착행 KTX 표를 예매했다가 어젯밤 차편을 바꾸고 한 시간 더 잤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7시 9분 광주송정역을 출발한 SRT 652 열차는 도창 예정 시각인 8시 48분 정각에 수서역에 도착했다.

주말마다 광주의 직장에서 서울 강남구 일원동의 집을 오가는 남철현(73)씨는 "SRT 개통을 손꼽아 기다려왔다"고 반가워했다.

남씨는 "주말에는 차량 정체 때문에 고속버스 이용은 물론 용산역에서 내려 택시 탈 엄두도 못 낸다.

노량진, 강남고속버스터미널 등에서 지하철을 여러 번 갈아타면 총 4시간 가까이 걸려 진이 빠졌는데 앞으로는 집에 가는 길이 더 행복해질 것 같다"고 웃었다.

SRT 승무원들은 이날 오전 광주송정역 대합실과 승강장에서 고객들에게 떡과 식혜, 따뜻한 커피를 나눠 주며 승객들을 환영했다.

수서-광주송정 구간 평균 소요시간은 1시간 44분으로, 호남고속철도 용산-광주송정 구간 1시간 50분보다 6분 빠르다.

SRT는 호남선(수서-광주송정 또는 목포) 일 왕복 20회, 경부선(수서-부산) 일 왕복 40회 운행할 예정이다.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areu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