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 혜택 못받는 '비급여 진료비' 5년새 두 배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어 환자들의 병원비 부담을 늘리는 원인으로 지목되는 비급여 진료비가 11조2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형 대학병원을 찾는 환자는 선택진료비 때문에, 동네의원을 찾는 환자는 주사료 때문에 비급여 부담이 크게 늘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종합병원급 이상 비급여 진료비 발생유형별 구성과 현황’ 연구결과 2009년 6조2000억원이었던 비급여 진료비가 2014년 11조2000억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8일 발표했다. 같은 기간 전체 진료비에서 비급여 진료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13.7%에서 17.1%로 늘었다.

건강보험 비급여 진료비는 비용을 모두 환자가 부담하기 때문에 의료비 지출을 늘리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부는 환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건강보험료를 투입해 보장항목을 확대하고 있지만 비급여 진료가 함께 늘면서 건강보험 보장률은 63%대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보장률 평균이 78%, 유럽연합(EU) 주요국 평균이 82.5%인 것에 비하면 낮은 편이다.

시민단체 등에서는 증가하는 비급여 진료비를 관리할 수 있는 대책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비급여 진료비는 정부의 통제 범위 밖에 있어 현황을 파악하는 것조차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번 연구결과는 비급여 진료비를 유형별로 분류하고 현황을 파악했기 때문에 비급여 진료비를 관리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건강보험공단 측은 설명했다.

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종합병원보다 큰 의료기관은 건강보험 항목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의학적 비급여가 많았다”며 “앞으로 보장성을 높여 비급여 해소 방안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