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여주·세종 추가 의심신고…살처분 800만마리 육박

이번에 국내에서 발생한 H5N6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3주 만에 사실상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방역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이번 AI 바이러스의 경우 전례 없이 감염 속도가 빠르고 조류에 치명적이어서 장기화할 경우 피해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전날 세종시와 경기 여주의 산란계(알 낳는 닭) 농가에서 고병원성 AI 의심 신고가 추가로 접수됐다.

이로써 7일 0시 현재 의심 신고 건수는 총 40건으로 늘어났고, 이 가운데 28건에 대해 확진 판정이 났다.

검사가 진행 중인 나머지 12건도 고병원성 AI로 확진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방역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의심 신고가 접수된 농가의 지역별 확진 현황을 보면 충북 10건(음성4, 진천3, 청주2, 괴산1), 경기 7건(안성1, 양주1, 이천2, 평택1, 포천1, 화성1), 충남 5건(아산2, 천안3), 전남 4건(나주1, 무안1, 해남1, 장성1), 전북 1건(김제), 세종 1건, 강원 1건(철원) 등이다.

의심 신고 외에 발생 인접 지역을 중심으로 예방적 도살처분 후 확진된 농가까지 포함하면 7개 시·도, 19개 시·군 81농가(신고 확진 28건, 예방적 살처분 53건)에 달한다.

이와 별개로 철새, 텃새 등 야생조류 시료(분변 포함) 21건 역시 고병원성 AI로 확진됐다.

특히 경남 창녕 우포늪 인근에서 발견된 큰고니 폐사체에서도 고병원성 AI가 처음 검출되면서 AI가 유일한 '청정 지역'이었던 영남권까지 위협하고 있다.

확진 및 예방 차원에서 도살 처분된 가금류 수도 153 농가 507만3천 마리에 달한다.

여기에 당국이 향후 248만6천 마리를 추가로 도살 처분할 계획이어서, 도살처분 마릿수가 800만 마리에 육박하게 된다.

방역 당국은 대부분 철새 유입이나 차량, 사람, 쥐 등으로 인한 수평 전파 등을 통해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밀집 사육지역의 경우 농장 간 2차 전파도 의심되는 상황인 데다 이번 AI 바이러스가 역대 최악의 피해를 낸 2014~2015년의 AI 유형(H5N8형)보다 폐사 속도가 빨라 피해 규모도 역대 최악에 이를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2014년 1월 발생한 AI(H5N8형)는 2015년 11월까지 669일간 이어지며 전국 809개 농가에서 닭·오리 1천937만2천 마리가 도살 처분됐다.

아울러 도살처분보상금과 생계소득안정자금 등으로 쓰인 재정은 2천381억 원에 이른다.

한편, 농식품부는 이날 전국 일제 소독의 날을 맞아 전국 각 지자체 거점소독장소, 축산 관계 시설 등을 대상으로 일제 소독을 하고, 지역담당관 120여 명을 투입해 소독 실태를 집중적으로 점검한다.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shi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