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60·구속기소) 국정개입 의혹 전반을 수사할 박영수 특별검사(64·사법연수원 10기)팀이 6일 검찰로부터 사건 수사기록 사본을 넘겨받았다. 특검수사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린 모양새다. 박 특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수사기록 사본을 오늘 모두 넘겨받겠다”고 말했다. 수사기록은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한 달 넘게 수사한 자료로 특검 수사의 기초가 된다.

수사기록은 2만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으로 알려졌다. 1t 트럭으로 한 대를 꽉 채우고 남는 양이다. 피의자 신문조서도 300~400쪽 분량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수사기록 검토가 끝나는 대로 이들 사건을 배분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설 예정이다. 박 특검은 지난 5일 특검팀에 합류한 검사 10명 외에 나머지 10명에 대한 파견도 이날 법무부에 요청했다.

검찰 특수본의 임무는 사실상 대부분 종료됐다. 특수본은 새로운 수사를 벌이지 않고 현재까지 조사한 내용을 보완하고 이미 기소한 이들에 대한 공소 유지에 집중할 계획이다.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된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 대해서는 추가 수사를 하고 있다. 특수본은 조 전 수석을 기소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을 강요미수 혐의의 공범으로 적시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수석은 검찰 조사에서 “대통령의 뜻으로 판단해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법무법인 동북아)는 이날 “최씨 재판을 준비해야 하는데 검찰이 수사기록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며 “재판에서 ‘깜깜이 변론’을 하라는 말인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피고인과 변호인은 재판 전 수사기록 열람과 복사를 검찰에 신청할 수 있다. 검찰은 증거인멸 우려가 있거나 수사에 지장이 있으면 이를 거부하거나 제한할 수 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