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엘시티(LCT) 비리 사건으로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30일 부산 부산진구의 한 호텔 17층 객실에서 두 차례 손목을 자해해 근처 병원으로 옮겨졌다. 현 전 수석은 호텔방 욕실에서 커터칼로 자신의 왼쪽 손목을 그어 길이 7㎝, 깊이 1㎝가량의 상처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손목 인대가 손상됐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30분께 현 전 수석 수행원이 객실 내 욕실에서 피를 흘리고 있는 현 전 수석을 발견했다. 현 전 수석은 지난 29일 오후 11시30분께 다른 사람 이름으로 이 호텔에 체크인했고, 애초 1박 하기로 돼 있었지만 하루 더 투숙했다고 호텔 측은 설명했다. 현 전 수석은 같은 날 오전 10시 부산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12시간 넘는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은 뒤 오후 10시께 검찰청을 나섰다.

검찰은 “오후 7시께 현 전 수석의 사전 구속영장을 법원에 냈기 때문에 현 전 수석이 자신의 구속영장이 청구됐다는 사실을 알고 자해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앞서 부산지검 특수부(부장검사 임관혁)는 이날 뇌물수수와 알선수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현 전 수석의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현 전 수석에게 엘시티 사업과 관련해 엘시티 시행사 실질 소유주인 이영복 회장(66·구속기소)으로부터 수억원대 금품을 받은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현 전 수석에게 알선수재 혐의도 적용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