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가장 규모가 큰 전통시장인 서문시장에서 큰 불이 났다.

30일 오전 2시 8분께 대구시 중구에 있는 서문시장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불은 상가 내 1지구와 4지구 사이 점포에서 시작됐다고 소방 관계자는 전했다.

최초 신고자인 시장 야간경비 관계자는 "오전 2시 조금 넘어서 바람 쐬려고 바깥을 보니 4지구 1층에서 연기가 나고 불이 벌겋게 올라왔다. 폭발음은 없었다"고 말했다. 불은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인 4지구 건물의 1층을 대부분 태우고 2층과 3층으로 번졌다.

4지구는 의류, 침구, 커텐 등을 파는 상가가 많이 있다. 불로 유독가스와 연기가 많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장에선 불에 탄 건물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소방 관계자 얘기도 나온다.

화재 규모가 커지자 대구시소방본부는 소방본부장이 지휘하는 비상대응2단계를 발령했다. 소방차 97대와 인력 400명을 동원해 진화하고 있다. 대구시는 권영진 시장이 상황실에 나온 가운데 재난안전실 직원을 비상소집했다. 오전 7시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는 4지구 상가 839곳 가운데 500곳 이상이 화재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했다. 소방본부는 시장 주변에 방화차단선을 설치해 시민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소방 관계자는 "불로 4지구 건물이 내려앉고 있다"며 "주변으로 번지지 않도록 불을 끄고 있지만 의류상가가 많아서 불길을 잡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서문시장은 대구에서 가장 규모가 큰 전통시장으로 건물 총면적 6만 4902㎡다. 1·2·4·5지구와 동산상가, 건해물상가 등 6개 지구로 구성돼 4천여개의 점포가 있다. 2005년 12월 29일에 큰불이 나는 등 그동안 크고 작은 화재가 가끔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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