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함정 원거리 출동 수색·중국 등도 도와…가족 발만 동동

제주 서귀포시에서 남서쪽으로 722㎞ 떨어진 공해 상에서 갈치잡이 어선이 전복돼 선장 등 승선원 4명이 실종됐다.

27일 서귀포해양경비안전서에 따르면 26일 오후 8시 27분께 한국 배타적경제수역(EEZ) 밖 동중국해 공해 상에서 서귀포선적 갈치잡이 어선 M호(29t·근해연승)가 전복됐다며 인근 선단 어선이 제주어업정보통신국에 신고했다.

사고 직후 승선원 10명 중 선원 이모(56·서귀포시), 강모(54·〃)씨, 김모(41·〃)씨 등 5명은 인근에서 갈치잡이를 하던 서귀포선적 어선들에 의해 구조됐다.

기관장 안모(46·서귀포시)씨도 사고 발생 5시간 40여분 만에 사고 지점에서 남서쪽으로 10㎞가량 떨어진 해상에서 민간 어선에 구조됐다.

안씨는 발견 당시 중국 어선의 어망 부표를 붙잡고 바다 위에 떠 있었다.

해경은 "사고 해상 수온이 24도로 높아 생존 선원 6명 모두 저체온증이 없는 등 생명에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선장 유모(47·서귀포시)씨와 선원 김모(57·〃) 또 다른 김모(47·〃)씨, 중국인 가오 모(38)씨 등 4명은 실종됐다.

사고 접수 즉시 사고 해역으로 떠난 5천t급 경비함정 등 3척은 출항 17시간여 만인 이날 오후 2시께 현장에 도착해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해경은 전복된 어선 내부를 수중 수색할 예정이다.

해경 초계기도 공중에서 사고 해역을 수색했다.

관공선인 무궁화 3호와 서귀포선적 민간어선 11척은 이틀째 수색 중이고 중국 해상수구중심센터 함정도 수색에 동참했다.

서귀포해경은 바다에 놓은 그물을 끌어올리던 중 높은 파도가 옆에서 연달아 세 차례 몰아치는 바람에 전복됐다는 선원의 말을 토대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M호는 지난 18일 서귀포항을 출항해 갈치어장이 형성된 동중국해에서 조업했다.

내달 31일 귀항할 예정이었다.

어선전복사고 수습본부가 마련된 서귀포수협과 일대 서귀포항에는 실종자 가족과 어민, 제주도·서귀포시·수협·해경 관계자 등이 모여 실종자 무사귀환을 기도했다.

망연자실한 실종자 가족들은 사고 발생 7시간여 만인 이날 오전 2시 10분께 기관장 안씨가 중국 어선의 어망 부표를 붙잡고 있다가 구조됐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희망을 품고 기다려보자며 서로를 독려하고 있다.

한 실종자 가족은 "너무 걱정된다.

아직 나이도 젊은데 어떡하면 좋으냐"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다른 가족들도 울먹이거나 침울한 표정으로 무사귀환을 기원했다.

가족들은 사고 해역 수온이 오전 기준 24도 안팎으로 장시간 표류하더라도 저체온증 우려가 크지 않다는 점을 다행으로 여기고 있다.

한 어민은 "예전에 큰 사고를 몇 번 겪어봐서 이런 사고 소식이 남 일 같지 않다"며 "우리 어선들이 한일어업협정 결렬 등으로 조업할 곳을 찾지 못해 먼 해역까지 나가야 하는 실정인데 바람과 파도가 세게 몰아치는 일이 많아서 위험하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해양수산국장을 본부장으로 상황관리총괄반, 행정지원반, 유족지원반 등 대책본부를 구성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이날 오전 대책회의에서 "인근 어선과 중국 구조대가 수색작업 중이며 해경 함정도 곧 도착한다고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저체온증에 걸릴 상황은 아니라고 하니 좋은 소식이 들려오길 바랄 뿐이다"며 "비상근무태세를 갖추고 유관기관과 협력해 사고를 수습하겠다"고 말했다.

(서귀포연합뉴스) 고성식 전지혜 기자 ko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