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종단연구 학술대회 논문…"사교육의 부정적 영향 재확인"

중·고교 시절 사교육을 받지 않은 학생이 대학에 진학해 자기주도 학습을 훨씬 더 잘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한국교육개발원이 24일 발표한 10회 한국교육종단연구 학술대회 논문집 가운데 '중·고등학교 시기의 사교육 참여가 대학에서의 자기주도 학습능력에 미치는 영향' 논문에 실린 결과다.

자기주도 학습(self-directed learning)이란 주체적으로 목표와 계획을 설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능동적으로 문제 해결 전략을 실천하는 학습 개념을 말한다.

강태경(단국대 석사과정)·김윤정(단국대 박사과정)·김난옥(인하대 석사)·임현정(단국대 교수) 연구팀이 수행한 이 연구는 교육개발원의 '한국교육종단연구 2005' 1∼8차년도 데이터를 토대로 분석한 것이다.

연구진은 우선 조사 대상 학생을 사교육 참여 여부에 따라 사교육 지속참여집단(중2부터 고3까지 계속 참여), 참여감소집단(고교에 진학하면서 사교육 참여 감소), 비참여집단(중2부터 고3까지 사교육 참여 저조)의 3개 집단으로 구분했다.

그런 다음 부모의 최종학력, 가구소득, 부모의 학업지원, 사전 자기주도 학습능력 등 변인을 통제한 결과 사교육 참여 여부에 따라 대학 진학 후 자기주도 학습능력에 차이가 있음이 확인됐다.

즉, 사교육 참여감소집단과 비참여집단이 지속참여집단에 비해 자기주도 학습능력이 높게 나타났다.

학습동기, 행동전략 등 자기주도 학습능력의 하위 영역별로도 비참여집단이 지속참여집단에 비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이는 교육이 자기주도 학습능력을 기르는 데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기존 연구 결과들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라며 "학습자 스스로 자신의 학습을 돌보는 과정에서 자율성, 책임감 있는 학생들의 학습 동기와 행동전략이 더 발달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어 "어느 정도 수동적 학습이 가능한 중등학교 시기와 달리 자율적인 선택과 참여를 요구하는 대학 학습에서는 특히 더 과거의 사교육 경험이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25일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제10회 한국교육종단연구 학술대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이 논문 외에도 2005년부터 2015년까지 11년간 수집된 한국교육 종단 데이터를 가지고 학교폭력, 창의성, 진로, 사교육, 학업성취, 대학생활 등 11개 주제별로 분석한 총 45편의 논문이 소개된다.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y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