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커피 배달하는 상업용 드론. 국토부 제공
캔커피 배달하는 상업용 드론. 국토부 제공
지난 16일 강원 영월군 덕포리에 있는 드론(무인 항공기) 시범사업구역. 전화로 캔커피를 주문하자 1분도 지나지 않아 드론(사진) 한 대가 시야에 나타났다. 3㎞가량 떨어진 영월역 앞 GS편의점에서 출발한 드론은 굉음을 내면서 빠르게 날아왔다.

물류업체 현대로지스틱스의 상업용 드론이었다. 가로·세로 각각 1.5m, 무게는 18㎏에 이른다. 캔커피 6개를 배달하는 데 걸린 시간은 4분에 불과했다.

아마존, DHL 등 글로벌 물류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는 ‘드론 배달’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드론 시연회는 국내 물류사업자들의 상업용 드론 성과를 확인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국토교통부가 올해 2월 드론 시범구역으로 선정한 영월 등 전국 5곳에서 15개 사업자가 ‘드론 배달’을 구현하기 위해 비행시험을 하고 있다.

이날 상업용 드론은 최대 고도 450m를 날고, 영월읍 시가지를 통과하는 장면을 처음으로 연출했다. 현행 항공법은 인구밀집지역, 고고도(150m 이상) 비행 등을 제한하고 있지만 시범사업에 한해 예외적으로 허용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마존, DHL 등이 해온 비행 시험은 주로 1㎏ 안팎의 물건을 도서지역에서 옮기는 데 그쳤다”며 “국내 업체들이 10㎏짜리 구호품을 나르고 장애물이 많은 도심지역을 통과하는 시험에 성공한 만큼 드론 상용화가 성큼 다가온 것”이라고 말했다.

CJ대한통운은 이달부터 국내 최초로 물류배송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서비스 지역은 CJ 영월영업소부터 농업기술센터까지 왕복 5.2㎞로, 주 2회 1㎏ 이하의 소형 물류를 배송할 계획이다.

이날 시연회에선 구조·수색용 드론의 활용 가능성도 확인했다. 조난 발생 신고가 접수됐다는 가정 아래 영월군청에 있던 수색용 드론이 초속 55m로 약 2㎞를 날아다니며 조난 영상을 촬영했다.

KT의 정밀수색 드론은 열화상 카메라로 조난자의 위치를 찾아내 상황실에 보냈다. 마지막으로 그물망에 10㎏짜리 구호물품을 실은 드론이 조난자 주변에 정확하게 구호품을 떨어뜨렸다.

영월=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