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은 대통령 중심 권력구조…개헌 논의 실종 안돼"

범여권 정치원로들은 9일 '최순실 게이트' 파문과 관련, 국회가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권 행사를 주저해선 안된다고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한반도선진화재단 등 7개 사회단체의 연합체인 '국가전략포럼'은 이날 국회에서 '비상시국 토론회'를 열어 대통령 비선실세 국정개입 사태와 관련해 이같은 내용의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명박(MB) 정부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박재완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이 대표로 낭독한 성명은 "이번 사태는 대한민국 헌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질서있게 수습해야 한다"면서 "검찰은 대통령을 포함한 관련자 모두를 대상으로 진상을 철저히 조사하고 대통령의 중대한 위법사항이 발견될 경우 국회는 탄핵소추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순실 사태와 같은 대통령 측근 비리·부정부패의 근본적 원인은 87년 체제가 만든 대통령 중심의 권력구조에 있다고 지적하면서 어떤 경우에도 개헌 논의가 실종되선 안된다고 당부했다.

특히 "이번 사태의 원인이기도 한 5년 단임 대통령제의 폐단 바로잡는 권력구조 개편과 함께 필요하다면 현직 대통령이 임기를 단축하는 개헌안 마련해 대한민국 헌정체제 안정시키는데 모든 힘 기울여야 한다"고 짚었다.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의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김학용 의원의 공동주최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는 김 전 대표를 포함, 나경원 이군현 권성동 김성태 김세연 의원 등 당내 비주류 인사들이 대거 자리했다.

포럼 측은 애초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대표와 김부겸 의원을 포함해 야당 소속 국회의원도 7명 가량을 초청했지만, 전원 전날 밤 불참을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앞서 김진현 포럼 회장은 인사말에서 "세월호, 메르스, 김경준, 우병우, 최순실로 이어지는 게이트는 박근혜가 얼마나 잘못된 대통령임을 비판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또한 그런 잘못된, 트라우마 덩어리가 국회의원이되고 당대표, 대통령이 되는 것이 일상이 된 이 나라의 투표행태와 정치문화도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통령직속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이각범 카이스트 교수도 "권력 사유화가 점점 저질화 극에 치닫고 있다"면서 개헌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기자 minary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