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운 스티로폼에 이불 준비…장기화 조짐

석면광산 및 폐기물매립장 문제 해결을 호소하는 충남 청양 강정리 마을 주민들이 3일째 충남도청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주민 10여명은 3일 오전 현재까지 홍성군 홍북면 도청사 5층 안희정 지사 집무실 앞 복도에서 석면광산 및 폐기물매립장 문제 해결을 위한 산지복구 및 행정대집행 등을 촉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주민들은 바닥에 종이 박스를 깔고 신문지를 덮던 전날과 달리 두꺼운 스티로폼과 이불을 준비했고 복도에서 식사도 하는 등 농성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 주민은 "환갑이 넘은 노인들이 안희정 지사를 만나고 싶다며 이틀째 이렇게 있는데 안 지사는 얼굴도 보이지 않고 있다"며 "도지사가 주민들을 이렇게 무시해도 되는 거냐"고 따졌다.

지난 1일 안 지사 집무실을 점거한 혐의로 경찰에 연행된 주민들은 2일 오후 모두 풀려났다.

권혁호 강정리 폐기물매립장 반대 주민대책위 사무국장은 "충남도 관계자가 해결방법을 논의하자는 제안을 해 왔다"며 "주민이 납득할 만한 해결책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 사무국장은 이어 "충남도와 대화가 잘 진행된다면 청양 강정리 마을로 돌아가겠다"고 덧붙였다.

주민들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석면과 폐기물매립장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주민들을 경찰력을 동원해 강제 연행한 것은 충남도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라며 안 지사의 사과를 요구했다.

한편 안 지사는 서울 국회 토론회(2일)에 이어 이날 공주에서 열리는 환황해포럼 등의 일정을 소화하느라 충남도청에 들어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성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jk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