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 경기 시흥초 학생 넉달간 실험

초등학생들에게 매주 한 시간 수업 대신 마음껏 놀 수 있는 시간을 줬더니 공부 태도와 또래 관계 등이 좋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제구호개발 비영리단체(NGO) 세이브더칠드런은 명우임상심리연구소에 의뢰해 3월부터 7월까지 경기 시흥초 4, 6학년 학생 5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집중면접, 그림 검사, 뇌파 검사 등을 한 결과를 1일 공개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58명의 학생을 실험집단 30명, 통제집단 28명으로 나눴다.

실험집단 아이들에게는 운동장 놀이공간에서 매주 한 시간씩 자유롭게 놀게 하고, 통제집단 아이들은 정상 수업을 시켰다.

이렇게 넉 달간 실험한 결과,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이 재미있다' '우리 반 아이들에게 모르는 것을 가르쳐 주고 싶다' 등의 응답으로 알아본 학습태도 점수가 실험집단 아이들은 6% 상승했다.

특히 하위 10%(3명) 아이들의 점수가 21% 상승해 하위그룹 아이들이 놀이로 긍정적 효과를 더 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정상 수업을 한 아이들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학교생활 전반의 만족도, 또래 관계 만족도, 선생님 만족도 점수도 실험집단 아이들은 각각 6%, 9%, 11% 상승했지만 통제집단 아이들은 유의미한 변화가 없거나 점수 상승 폭이 낮았다.

아이들의 행동과 정서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실험집단 아이들은 협동(11% 상승)과 자아 통제력(11% 상승)이 늘고 폭행(5% 감소), 간접 공격(7% 감소), 흥분(9% 감소), 언어 공격(8% 감소), 우울감(5% 감소), 불안감(6% 감소) 등이 모두 줄었다.

긍정적 자아상과 행복감도 5%, 9% 높아졌다.

그러나 통제집단은 실험 전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었다.

이러한 결과는 아이들의 뇌파 검사와 그림 검사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우리나라 초등생들은 놀 시간이 너무 부족한 게 현실이지만 이번 연구는 아이들이 가장 오래 머무르는 공간인 학교를 잘 놀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시켜준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y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