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가 올해 신설한 신산업융합대학이 들어설 대규모 건물을 지으면서 이 자리에 있던 부속유치원을 이전키로 해 학부모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31일 이대에 따르면 이 대학은 대강당 뒤 부속유치원을 이대 부속초등학교 운동장으로 이전하고 이자리에 신산업융합대학 건물을 새로 짓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대는 다른 단과대에 흩어져있던 식품영양학과, 체육과학과, 의류학과 등 6개 학과를 묶은 신산업융합대학을 올해 초 신설했다.

캠퍼스 곳곳에 흩어져있는 이들 학과를 한데 모아 연구에 시너지를 내려고 새 건물을 짓기로 했다는 게 이대 측 설명이다.

올해 초 이대가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사업(프라임사업)에 선정돼 컴퓨터공학과 등 2개 학과가 새로 만들어졌고, 이들 학과를 새 건물에 두기로 하면서 규모와 예산이 늘어났다.

이 건물은 원래 약 300억 원을 들여 지하 2층·지상 4층 규모로 건설할 계획이었으나 올해 7월 이사회에서 지하 5층·지상 15층 건물로 바뀌었다.

예산도 746억 원으로 늘어났다.

부속유치원과 부속초 학부모들은 대학 측이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캠퍼스 안에 102년 동안 있었던 유치원 이전을 결정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달 6일 대학 측이 부속초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연 '유치원 이전 계획 설명회'에서는 "먼지 풀풀 나는 공사장에서 수업을 들으란 말이냐"는 등 항의하는 목소리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새 건물 설립 계획이 '비선 실세' 의혹을 받는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이 대학에 입학한 것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정씨가 속한 체육과학과는 신산업융합대학 소속이다.

이에 대해 이대 관계자는 "교육 공간 확충을 위해 새 건물을 짓기로 한 것일 뿐 정씨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최경희 전 총장이 최근 본관 점거 사태, 정씨 특혜입학 의혹 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한 데다 정씨 입학과 관련한 교육부 감사도 받고 있어 유치원 이전 사업을 강행하는 데 무리가 있다"면서 "이달 28일부터 사업이 보류된 상태"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ah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