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씨 비서 역할' 여직원도 전날 불러…사실관계 규명 주력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의 '국정 개입 의혹'을 증폭시킨 문제의 태블릿PC의 개통자로 지목된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실 소속 김한수 선임행정관이 검찰 조사를 받았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29일 김 행정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최씨가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태블릿PC를 김 행정관이 청와대에 들어가기 전 마련해 건네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JTBC는 26일 사전 유출된 각종 연설문 등의 파일 200여 개가 담긴 최 씨의 태블릿 PC 소유주가 '마레이컴퍼니'이며, 김 행정관이 이 회사 대표이사를 지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 행정관은 대선 무렵 '마레이'라는 이름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가입해 당시 박근혜 대선후보를 지지하는 글을 올리거나 극우성향 커뮤니티의 글을 인용했고, 2013년 1월 대표직을 사임하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활동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최씨의 태블릿PC는 김 행정관이 대선 때 준 것"이라면서 "청와대 입성 전에 대선캠프 시절 준 것을 최씨가 계속 갖고 있던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국정농단 의혹'을 받는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를 수행한 의혹을 받는 청와대 제2부속실 이영선 전 행정관도 이날 검찰 조사를 받았다.

유도 선수 출신으로 박 대통령 후보 시절 경호를 담당한 이 전 행정관은 지난달 돌연 사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전 행정관을 상대로 최씨의 평소 행적과 혐의 등을 파악하고 있다.

TV조선은 25일 최씨가 2014년 9월 박 대통령의 북미 순방 일정표를 한 달 전에 미리 받아 각 일정 옆에 박 대통령의 의상 색깔을 적었는데, 실제로 박 대통령은 최 씨의 메모에 따라 옷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이 입수해 공개한 2014년 11월 영상 속에서 이 전 행정관과 유명 헬스트레이너 출신인 윤전추 행정관이 최 씨의 지시를 받아 옷과 서류를 살펴보는 장면이 찍혀 논란이 일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최씨의 독일 체류 또한 청와대 부속실 경호 인력들이 도왔거나 돕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검찰은 전날 최씨 주변에서 각종 업무를 '비서'처럼 봐주던 여직원 A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직원과 관련해 "최씨 주변에서 일을 봐주던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최씨의 구체적인 행적과 일 처리, 범죄 혐의 등을 파악하기 위해 이 직원을 불러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직원이 최씨가 국내에 체류 당시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알고 있으며 사실상 '집사' 역할을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더블루케이는 대기업들이 거액을 출연한 K스포츠재단의 자금이 흘러들어 갔다는 의심을 받는 최씨 관련 핵심 회사다.

검찰은 각종 의혹의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최씨 주변 인물들을 줄소환했다.

최씨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고영태(40)씨, 이성한(45)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이 '마라톤 조사'를 받았다.

미르·K스포츠재단 기금 모금을 총괄한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과 현 정부 출범 이후 3년 5개월간 대통령 연설문을 담당했던 조인근(53) 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도 조사받았다.

(서울연합뉴스) 이보배 기자 bob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