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가 딸이 다니던 고교의 교사에게 협박성 발언을 한 것으로 서울시교육청 조사 결과 밝혀졌다. 최씨는 교육부 장관까지 거론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교육청은 27일 최씨의 딸 정유라씨가 졸업한 서울 청담고를 장학·감사한 결과를 발표하면서 "최씨는 딸이 2학년이던 2013년 5월께 '교육청 매뉴얼에 따라 승마 전국대회 출전이 4회로 제한된다'는 말을 체육 교사로부터 들은 뒤 학교를 방문, 고성과 폭언을 하며 담당 교사에게 거세게 항의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교육청은 폭언의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한 관계자는 최씨가 교사에게 교육부 장관에게 얘기해서 (보직을) 바꿔버리겠다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당시 임용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여성 체육교사에게 "내가 누군지 아느냐. 교육부 장관에게 얘기해서 전부 교체해 버리겠다"는 등 자신의 위세를 과시하며 협박성 발언을 한 것이다.

당시 교사는 교육청의 체육특기생 관리 매뉴얼이 정비된 것과 관련해 딸인 정씨에게 대회 출전과 관련한 지적을 했다. 당시 교육청은 특기생들이 지나치게 많은 대회에 출전해 학업을 등한히 하는 것을 막기 위해 승마와 같은 개인종목은 한 해에 네 개 대회까지 출전하도록 권장하는 매뉴얼을 마련했다.

매뉴얼은 1년 내내 리그전이 이어지는 축구 같은 종목은 일 년에 대회 두 개, 육상 등의 기초 종목은 세 개 대회까지 출전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다만, 강제 규정은 아니다.

해당 교사는 교육청 매뉴얼에 따라 정씨에게 지나친 대회 출전에 따른 학업소홀 위험성에 대해 지적했지만, 돌아온 것은 최씨의 폭언이었다.

학부모로부터 뜻하지 않은 봉변을 당한 이 교사는 이후 정신적 충격까지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교사는 그 해 2학기에는 승마 특기생인 정씨를 관리하는 업무의 피로감을 호소, 담당 교사가 교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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