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플랜트·교량·한옥…도시의 미래, 국토교통기술 속에 답 있다
건설전문가들은 도시의 미래는 국토교통 기술에 달려있다고 한다. 도시에 인구가 집중되면 이에 따른 도시문제도 더 심각하고 복잡해질 것이다. 환경오염, 교통혼잡, 범죄 등 도시의 안전을 해치는 문제를 비롯 도시 속 모든 인프라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계돼 갑자기 도시 전체가 정지돼 버릴지도 모른다. 그 도시의 미래를 위해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안전한 '스마트 시티' 건설 부각…재해 땐 신속대응, 빅데이터 활용 위험방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명지대 하이브리드구조실험센터
명지대 하이브리드구조실험센터
자율주행 등 교통시스템 구축
ICT 시설물 안전 투자 지속


최근 지진 등 재해 발생으로 도시의 안전관리 기술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재난·재해로 인한 SOC 시설물 피해 사전예방과 응급 복구 및 성능 중심의 선제적 유지관리 기술 개발이 본격 이뤄지고 있다.

◆지진 등 재해로 도시 안전관리 절실

얼마 전 경주에서 강도 높은 지진이 발생했다. 지진과 같은 재해는 다른 나라의 일이라고만 생각했던 한국에도 이런 지진 및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도시 안전 기술이 절실해졌다. 서울시는 작년 재해 및 지진 안전기술 선진국인 일본에서 많은 관련 기술을 받아들였다. 서울시는 도쿄도로부터 △노면하부 공동(空洞) 발생에 대한 원인 파악 및 조사 방법, 매뉴얼 마련과 △공동 발견 및 도로함몰 발생 시 대응조치와 복구방법 대응 등의 노하우를 전수받기로 하고 도쿄도는 서울시가 자체 개발·운영 중인 정보기술(IT) 기반의 포트홀 신고시스템 노하우를 전수받는 등 시민안전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했다. 최근 도시 안전을 위한 연구개발(R&D)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빅데이터로 도시를 바꾼다

국토공간정보의 효율적, 체계적 생산 및 가공 그리고 다양한 국토공간정보의 활용과 서비스 기술구현을 통해 국민 안전·복지 편의 향상 및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빅데이터’ 시대의 ‘공간정보’가 지닌 가치와 이에 따른 새로운 비즈니스 트렌드가 생겨나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해 12월 공간정보에 대한 빅데이터 공모 사업을 모집했다. 공간 빅데이터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작품은 ‘마포구 재활용 정거장 설치위치 문제 분석’을 내세운 아이디어다. 데이터 분석을 통한 최적의 재활용 정거장 위치를 찾아내 재활용 정거장 이용률 상승 및 주민의 불편을 해소하는 것이 주요 아이디어다. 우수상에는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싱크홀 위험지역 분석’ ‘지역별 미세먼지와 질병 영향 분석’ 등 두 건으로, 각각 국민 생활과 건강에 위험요소로 작용하는 분야에 공간정보를 융합한 아이디어다. 빅데이터가 도시의 공간정보로 활용되며 도시생활환경 전반은 물론 도시인들의 삶까지 바꿔가고 있는 것이다.
에너지·플랜트·교량·한옥…도시의 미래, 국토교통기술 속에 답 있다
◆대형 인프라 실험센터가 도시의 미래

국토진흥원은 국제적 수준의 연구성과 성능·안전성 등을 검증하기 위한 실험장비와 대형 인프라 실험센터 구축을 통해 과학기술 혁신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대부분 실험기관이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실물모형 대신 축소모형으로 실험하는 이유는 구조물을 해체 상태로 옮겨와 재조립할 야적장 확보가 어려울 뿐 아니라 최첨단 장비가 뒷받침되지 않기 때문이다. 명지대 하이브리드구조실험센터의 최대 자랑거리는 바로 이런 한계를 뛰어넘는 세계적 실험실과 최첨단 장비다. 1만㎡가 넘는 부지에 연면적 3603㎡의 3층 센터 건물을 갖춘 덕분에 구조물의 해체·재조립이 자유롭다.
에너지·플랜트·교량·한옥…도시의 미래, 국토교통기술 속에 답 있다
◆도시의 미래 ‘스마트시티’ 연구 활발

국토진흥원은 또 도시의 주요 인프라 및 공공기능에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해 네트워크로 연결한 미래형 첨단도시 기술개발로 도시 관리의 효율성과 시민 삶의 질 향상을 꾀하고 있다. 21세기의 새로운 키워드로 떠오른 것 중 하나가 사물인터넷, 그 사물인터넷을 넘어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하나로 집약된 것이 바로 스마트시티다. 스마트시티란 주요 도시의 공공 기능을 네트워크화해 도시 자체가 하나의 똑똑한 생물처럼 만드는 기술이다. 어디서나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고 영상회의와 같은 첨단 기술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미래형 첨단 도시다.

주거환경 제로
주거환경 제로
실시간으로 교통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원격 근무가 가능해지는 등 도시 구성원의 삶이 달라질 뿐 아니라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줄이는 등 친환경적인 도시의 기초가 되기도 한다. 스마트시티는 국가경쟁력 향상을 위한 차세대 산업이기도 하다.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따르면 2010년부터 10년간 아시아 지역에서만 스마트 시장 규모가 8조2000억달러에 이른다.

용인에 조성되는 스마트 타운과 대전 유성구 송림 마을. 이곳에 가면 음식물 쓰레기를 발효해 퇴비나 바이오 연료로 활용하는 ‘음식물 쓰레기 제로 사업’ 현장이 그것이다.

◆향후 R&D 방향은 미래교통시스템 구축

2017년 정부 R&D 투자방향은 자율주행차, 철도 등 미래 유망 교통시스템의 신속하고 안전한 구축·운영을 위한 기술투자를 강화하고, 시설물의 설계·엔지니어링 기술력 향상과 ICT 기반 시설물의 안전, 유지관리 기술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예정이다.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R&D 예산 4500억 관리
국가 개발사업 기획·평가…"국토의 미래가치 창출"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이하 국토진흥원)은 국토교통분야 국가연구개발사업을 기획·관리·평가하는 전문기관이다. 우리가 사는 도시를 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하고 국토공간의 미래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국토교통기술의 개발을 지원하는 기관이다. 그동안 추진해 온 다양한 연구개발이 괄목할 만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이들 성과물과 자료는 진흥원 홈페이지(www.kaia.re.kr)를 통해 볼 수 있으며 고교, 대학 등에도 배포해 교육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한옥, 첨단 주택관리, 해수담수화, 스마트시티 등에 이르기까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우리나라 건설기술의 무한한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다.

◆한옥, 다시 도시로 환원

국토진흥원은 획일적이고 일반적인 건축양식 탈피를 통한 신한옥 개발로 문화가 융합된 한(韓) 스타일 한옥 보급·확산 등 국격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최근 전통한옥 건축기법을 접목, 우리나라 최초의 신한옥형 건축물이 등장했다. 시공과 거주 성능을 높이고 경제적,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하게 만든 기술이 바로 그것이다. 건식공법을 통한 새로운 기와, 지붕 시공공법 등으로 개발 및 공사비를 절감해 미래형 한옥을 만들어가고 있다.

◆건물 에너지관리 효율화에 관심 높아

기술 진보로 대형 건물의 에너지 소비율이 높아지는 추세다. 심지어 건물의 신축·폐기 비용보다 유지관리비용이 높아 건물에너지관리 효율화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최근 주목받는 정보기술(IT) 에너지 융복합 기술인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이 건물 관리의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서울시가 대형 신축 건물의 BEMS 도입을 의무화한 데 이어 BEMS가 국가표준화돼 관련 업계의 성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BEMS란 건물 에너지 관리 시스템이다.

◆국가 안보에 필수인 물, 활용화 개발

급변하는 기후 여건에 가장 화두가 되는 것은 물이다. 우리나라 연간 강우량은 평균 1277㎜. 세계 평균 강수량 803㎜의 1.6배다. 그러나 기후 특성상 3분의 2 이상이 여름에 집중적으로 내려 수자원 관리 측면에 어려움이 많다. 게다가 인구밀도가 높아 1인당 이용 가능한 연간 수자원량은 1553t. 국제인구행동연구소 분류에 따르면 이미 우리는 ‘물 부족 국가’다.

수자원 확보를 위한 R&D는 활발히 진행 중이다. ‘수변 개방형 지하수열 저장을 위한 지열 히트 펌프 개발 및 실증’ ‘수변 지하수 대용량 취수 시설 시공기술 개발’ 등 안정적인 수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 개발부터 ‘지능형 수자원 관리를 위한 스마트 워터 그리드’ 등 부족한 수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이 그것이다.

◆해수 담수화로 글로벌시장 점유

세계 최고 수준의 저에너지 담수화 기술 및 첨단산업단지용 용수공급 시스템 확보를 통해 글로벌 시장을 점유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물 부족으로 바닷물을 담수로 활용하는 첨단기술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는 해수담수화 사업을 국책 프로젝트로 선정하고 첨단 기술을 활용한 해수담수화 플랜트 시설을 만들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앞선 해수담수화 기술력으로 이집트에 해수담수화 인프라 플랜트 건설에 참여하기로 하는 한편 칠레에도 해수담수화 플랜트 시설을 수출했다.

◆플랜트 핵심 공정 개발로 경쟁력 높여

플랜트 건설사업의 핵심 공정 개발과 기본설계 및 실증기술 개발을 통해 국내 적용은 물론 해외 플랜트 수주 경쟁력도 증대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가스공사는 싱가포르 LNG터미널 3차 확장사업의 초대용량 27만kL급 LNG저장탱크 설계 계약을 국내 건설업체와 체결했다. 이것은 14만kL, 20만kL급 저장탱크 상용화에 이어 2011년 세계 최초로 용량 27만kL급 탱크 개발을 완료, 설계 기술 국제공인인증기관인 노르웨이 선급(DNV) 인증을 통해 안정성을 검증 받고 삼척기지에 적용해 이를 바탕으로 27만kL급 초대용량 LNG 저장탱크 최초 수출이라는 쾌거를 달성하기도 했다. 삼척 통영 등지에서 성공적으로 설계돼 싱가포르에 수출된 27만kL급 LNG저장탱크 설계를 비롯해 동토지역 가스자원 개발을 위한 자원이송망 설계, 시공, 유지관리 기술 및 도시 내 폐기물, 에너지 문제 해결을 위한 핵심기술 전략들도 포함된다.

◆고수압·대심도 터널 기술 개발 진행

안전성, 고부가가치화, 첨단화 및 글로벌 선도를 위한 세계 최고 수준의 고수압·대심도 터널 기술 개발도 진행 중이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보스포러스 해협. 이곳에서 세계 최초로 대륙과 대륙을 연결하는 해저터널이 우리 힘으로 건설되고 있다. 현재 호남~제주 해저터널 설계기술인 BIM 공법과 IT기반 해저터널 설계 자동화 모듈도 높은 수압에서 사용할 수 있는 통합형 그라우팅 공법을 개발해 수행하고 있다.

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