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포츠재단 참여 여교수 "승마 훈련비 유용 가능성 희박"
"최순실 누군지 몰라…정현식 사무총장이 주로 역할 해"

K스포츠재단 주종미 이사는 재단 사업비가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20)씨 훈련비로 유용됐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밝혔다.

지난 1월 K스포츠재단이 출범하면서 이사진으로 참여한 주종미 이사는 24일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둘러싼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계속 중인 가운데 이뤄진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이사인 내가 알기로는 재단 돈이 독일로 건너가 정유라씨의 승마 훈련비용으로 넘어가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충남 아산의 한 대학 체육학 교수인 그는 이같은 사실은 최근 검찰에 소환돼 조사받은 김필승 교수도 앞서 '그런 사실은 절대 없다.

검찰에 통장을 들고 가서 확인시키겠다'고 확인한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최씨는 독일에 더블루케이, 비덱스포츠 등 개인 회사를 차려놓고 체육인재 발굴 등을 명분으로 K스포츠재단 돈을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하는 딸의 훈련비용으로 쓰려 했다는 의심을 받아왔고, K스포츠재단이 미르재단과 함께 사금고화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주 교수는 또 삼성, 현대자동차, SK 등 19개 기업에서 288억원을 출연받아 출범한 K스포츠재단에 이사로 참여하긴 했으나 자신은 '비상임'이라 자세한 내막은 잘 모르지만 대부분 일을 정현식 사무총장이 주도적으로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주 교수와 일문일답.
-- K스포츠재단에는 어떻게 참여했나?
▲ 지난해 11∼12월쯤 잘 아는 교수님이 이력서를 달라고 해서 줬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분이 전경련에 추천했더라. 이사진 구성에 여성 혹은 40대 여교수가 필요했는지 내가 위촉됐다.

정동구 당시 초대 이사장 전화를 받은 것도 1월이고 아무튼 그때 이사들이 상견례를 했다.

대기업이 돈을 모아서 스포츠 발전, 특히 남북체육교류에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얘기를 들어 체육전공자로서 내심 반겼던 것 또한 사실이다.

-- 재단에서는 어떤 역할을 했나.

▲ 비상근 이사였기 때문에 몇 차례 회의에 참석한 것 외에는 크게 한 일이 없다.

그러나 회의에서 할 말은 했다.

이를테면 돈이 어떻게 쓰이고 공개입찰이 필요한 것 아닌가 등 질문을 한 것으로 기억한다.

자세한 내막은 잘 모르나 대부분 정현식 사무총장이 재단 일을 주도적으로 했던 것 같다.

-- 최순실 씨와 어떤 인연이 있는가.

▲ 전혀 모른다.

최근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사건으로) 시끄러워질 즈음 모 대학 교수가 "당신 이름이 나오더라. 어떻게 된 거냐"고 묻기 전까지는 최순실이라는 사람이 누구인지, 어떤 존재인지 몰랐다.

2학기 개강을 전후했을 때이니 한두 달 전 일이다.

(정동구 초대 이사장에 이어 지난 5월 2대 이사장에 취임했던) 정동춘씨도 그분이 운영했던 운동기능회복센터에 최순실씨가 회원이었는데 그냥 몸이 안 좋아서 운동하러 온 동네 아줌마인 줄 알았다고 하더라.
-- 최근 일련의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모르겠다.

부정확한 기사도 많은 것 같고. 재단이 최순실씨 딸의 독일 승마훈련을 지원한다는 얘기도 금시초문이다.

한 번도 승마와 관련한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그리고 그동안 내가 참석했던 회의록을 달라고 해 다 읽어봤다.

정동춘 전 이사장, 김필승 교수에게도 '솔직하게 오픈하는게 좋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분들 얘기로도 '(항간의 의혹에 대해) 절대 없다'고 얘기했다.

솔직히 말해 당황스럽다.

시끄러워질 무렵 이사직 사임 의사를 밝혔는데 아직 처리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아산연합뉴스) 김용윤 기자 yy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