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 중심 채용 유도하고 졸업시점 기준 차별채용관행 막아야"

대학생들의 졸업유예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2천500억에 이른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채창균 선임연구위원이 19일 한국고용정보원의 대졸자 직업이동경로 조사 자료를 이용해 2007∼2013년 4년제 대학 졸업생 현황을 분석한 '대학 졸업유예의 실태와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4년제 대학 졸업생의 44.9%가 졸업유예자에 해당했다.

졸업유예자는 정상적인 학기수(8학기·건축학 10학기·의학 12학기)를 초과해 졸업하거나 정상적인 학기 수 안으로 졸업했지만, 각종 취업 준비를 위해 휴학한 경험이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졸업유예자 비율은 2007년 47%에서 계속 상승해 2009년 54.5%를 기록한 이후 소폭 감소세다.

졸업유예자의 평균 소요학기(휴학학기 포함)는 2013년 대졸자 기준 13.0학기로 일반졸업자 10.4학기보다 2.6학기 길었다.

두 그룹 간의 소요학기 격차는 2007년 2.0학기에서 확대됐다.

전공계열별로는 2013년 졸업생 중 인문계열과 사회계열의 졸업유예자 비율이 각각 59.7%와 57.2%로 의학계열(14.4%), 교육계열(22.3%)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성별로는 남자의 졸업유예자 비율이 45.9%로 여자(43.9%)보다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대학의 졸업유예자 비율이 55.2%로 지방대학 38.7%보다 16.5%포인트 높았다.

2013년 졸업생 중 졸업유예자의 토익점수는 786점으로 일반졸업자 720점보다 높았고 인턴 경험 역시 11.7%로 일반졸업자 7.5%보다 높게 나타나 졸업유예자가 이른바 더 좋은 '스펙'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졸업평점은 졸업유예자가 100점 만점에 81.5점, 일반졸업자는 82.5점으로 일반 졸업자가 다소 높게 나타났다.

취업률의 경우 졸업유예자는 73.3∼80.3%로 일반졸업자 취업률 69.4∼77.4%보다 일관되게 높았다.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등 '괜찮은 일자리' 취업 비율 역시 졸업유예자가 6.8∼10.5%, 일반졸업자 4.0∼6.1%보다 높았다.

월평균 임금은 졸업유예자가 206만∼229만원으로, 일반졸업자 175만∼200만원보다 높았다.

졸업유예자와 일반졸업자 임금 격차는 2008년 28만원에서 2009년∼2011년에는 35만원 이상으로 확대됐다가 2012년부터는 다시 28만원 수준으로 하락했다.

졸업유예자가 졸업을 유예하지 않고 인력 부족 문제를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취업했을 때 사회적으로 얻게 되는 이득으로 졸업유예의 사회적 비용을 추산한 결과, 사회적 비용은 2013년 약 2천514억원으로 2007년 2천68억원에 비해 상승했다.

보고서는 졸업유예자의 취업성과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것은 우수한 스펙의 영향일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스펙을 쌓기 위한 졸업유예가 개인의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으나 사회적으로는 무시할 수 없는 비용을 초래한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졸업유예로 기대되는 편익을 낮추기 위해 기업이 스펙을 초월해 능력 중심으로 채용하도록 유도해야 하고 졸업 시점을 기준으로 한 기업의 차별채용 관행을 막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펴낸 '이슈 브리프' 108호에 실렸다.

(세종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zitro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