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분이나 급경사 길을 내려가 학교 밖 식당에서 밥 먹기가 어렵습니다. 짜장면을 시켜먹을 수 있게 해달라는 겁니다."(부산외대 총학생회)

"외부 음식이 반입되면 음식물 쓰레기로 환경이 나빠지고 면학 분위기도 흐려지기 때문에 안됩니다"(부산외대)

부산외국어대학교가 외부식당에서 교내로 배달되는 짜장면을 두고 시끄럽다.

부산외대 총학생회는 이달 6∼11일 교내 잔디밭 등지에서 단체로 짜장면을 배달시켜 먹는 시위(?)를 벌였다.

학생들이 짜장면 시위까지 벌인 것은 학교가 가파른 경사길 위에 있는 것과 관련이 깊다.

학교 밖 음식점을 이용하려면 가파른 경사길을 10분 이상 걸어 내려가야 하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교내 식당 음식을 사 먹는 경우가 많다고 학생들은 호소하고 있다.

학교에서 외부와 연결되는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지만, 점심 한 그릇 때문에 버스를 타고 이동하기가 불편하므로 외부 음식을 배달시켜 먹게 해달라고 한 것이다.

학교 측은 외부 배달음식이 학교로 반입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가 많아지면 면학 분위기가 나빠질 수 있고, 멧돼지나 들고양이가 몰려들면 안전 사고위험도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자 총학생회는 '배달음식 존(zone)'을 만들었다.

학생들이 외부 음식을 시켜 먹을 수 있도록 60명이 식사할 수 있는 파라솔 벤치를 설치한 것이다.

총학생회는 "이틀간 하루 100여 명의 학생이 짜장면 등을 시켜 먹었지만, 학생들 스스로 배달음식 존을 깨끗하게 관리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무분별하게 외부 음식이 교내로 배달돼서는 안 된다"면서 "교내 푸드코트에 중식(中食) 판매대를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osh998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