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만원 배상 판결…"침과 함께 세균 침투 추정"

서울중앙지법 민사45단독 이지현 판사는 한의원에서 침을 맞은 뒤 부작용이 생긴 조모씨가 한의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조씨는 2013년 3월 오른쪽 엉덩이와 허리에 통증을 느껴 A씨의 한의원에서 이틀에 걸쳐 침과 부항을 맞았다.

그 후 조씨의 오른쪽 골반과 허벅지의 힘줄 집에 고름이 생기기 시작했고, 주위엔 괴사 증상(괴사 근막염)도 나타났다.

A씨는 소송을 당하자 "통증 부위에 적절한 치료를 한 만큼 과실이 없고, 농양과 괴사 증상은 시술 부위가 아닌 곳에 발생해 침 시술과는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그러나 병원의 의료소견서와 진료기록 감정 결과 등을 토대로 A씨의 배상책임을 인정했다.

병원에서는 '침을 맞은 부위와 농양 부위가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며 '침 치료 시 부적절한 피부 살균으로 인해 세균이 피부 안쪽으로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진료기록 감정의도 '한의원 방문 시 압통이나 열감이 확인됐으면 침 치료는 적절하지 않고 염증을 더 악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소견을 제시했다.

이 판사는 "A씨는 조씨의 과거 병력과 신체 상태를 면밀히 관찰해 한방 치료가 적절한지를 적극적으로 확인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는데도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침 시술을 했고 이로 인해 염증 상태가 더 악화했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 판사는 "다만 조씨가 한의원을 내원하기 전 이미 염증의 초기 증상이 있었던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조씨가 청구한 4천여만원 중 1천여만원만 배상액으로 인정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s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