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제18호 태풍 '차바'가 지나간 이후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해안도로에서 수영구청 직원 등이 피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부산 수영구 제공
5일 제18호 태풍 '차바'가 지나간 이후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해안도로에서 수영구청 직원 등이 피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부산 수영구 제공
주택 600여채 파손·침수, 농경지 7천747㏊ '물바다'…피해 늘어날 듯
전기 복구율 99%, 침수도로 대부분 통행 재개…공항·항만 정상화


지난 4∼5일 남부 지방을 강타한 제18호 태풍 '차바'의 피해가 당초 확인된 것보다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태풍이 빠져나가자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 시민들이 피해 복구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지만 아직 침수된 물이 완전히 빠지지 않은 곳이 있어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6일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현재 태풍 차바로 사망 5명, 실종 5명 등 모두 10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울산 중구 태화동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배수 작업 중 사망자 1명을 추가 발견해 전날 4명이던 사망자는 5명으로 늘어났다.

울산 울주군에서 구조 작업 중이던 소방공무원 1명과 제주에서 정박한 어선을 이동하던 1명도 실종됐다.

90가구 198명의 이재민이 발생해 학교와 주민센터 등에 임시 거처를 마련했고, 울산에서는 7가구 26명이 일시 대피하기도 했다.

주택 14채가 반파됐고, 508채가 물에 잠겼다.

주택 침수는 울산이 464채로 피해가 가장 컸다.

울산 현대자동차 등 공장 22개 동이 침수됐으며, 상가 150동도 물에 잠겼다.

아반떼와 싼타페 등을 생산하는 현대차 울산공장 2공장은 토사가 섞인 물 등이 들어차 이틀째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이날 오후 개막하는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도 핸드프린팅과 무대 인사 등을 위한 해운대 해수욕장 비프 빌리지 태풍에 파손돼 일부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됐다.

농경지 7천747㏊가 침수됐으며, 제주의 피해 면적은 5천203㏊에 달했다.

제주 한천교 범람과 울주군 언양읍 현대아파트 침수 등으로 1천50여 대의 차가 하천물에 휩쓸리거나 물에 잠겼다.

곳곳에서 정전 사태도 이어져 22만 8천986가구의 전기공급이 끊겨 현재 99%의 복구율을 보이고 있다.

정수장 단전으로 제주와 부산 일부 지역의 수돗물 공급도 중단됐다.

침수와 산사태로 곳곳이 통제됐던 도로는 6곳만 제외하고 정상화됐다.

전날 120편이 결항한 항공기 운항은 모두 정상화됐고, 여객선은 일본 대마도, 후쿠오카 등 국제선 2개 항로를 제외하고 정상 운항 중이다.

정부는 오는 17일까지 사유시설 피해신고를 접수하며, 12일까지 지자체 공공시설 피해조사를 한다.

국민안전처는 18∼23일 중앙합동조사를 거쳐 이달 말 복구계획을 세운다.

태풍 차바는 제주와 여수, 울산, 부산을 거쳐 5일 오후 9시 독도 동쪽 약 320km 부근 해상에서 강도 '약'의 태풍으로 약화된 뒤 6일 새벽 소멸했다.

차바는 제주에서 초속 47m의 최대순간 풍속을 기록해 초속 60m였던 2003년 9월 태풍 '매미'에 이어 2번째 규모로 기록됐다.

(전국종합연합뉴스) 공병설 김준억 기자 k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