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모집 지원자 22% 감소…관련학과 101곳 중 71곳 경쟁률 하락
한국해양대 조선기자재공학 경쟁률 24대 1서 4대 1로 급락


조선·해운업계의 구조조정 논의가 계속되면서 4년제 대학 관련 학과들의 수시모집 지원자 수도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 조선·해운경기의 위축에 따라 국내 관련 업계도 중대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관련 산업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수험생들 사이에서도 확산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5일 각 대학에 따르면 조선·해운·항만 관련 학과가 있는 전국 21개 대학(일반대 기준)들의 해당 전공의 2017학년도 수시모집 원서접수를 마감한 결과, 평균경쟁률이 지난해 5.8대 1에서 올해 4.4대 1로 하락했다.

관련 전공의 수시모집에 지원한 인원은 전년도 4천727명에서 올해 3천686명으로 22% 줄었고, 전국의 관련학과 101개 가운데 71개의 경쟁률이 1년 전보다 낮아졌다.

지원자 감소 현상은 특히 조선·해운·항만 시설이 소재한 지역의 대학들에서 두드러졌다.

부산에 있는 한국해양대 조선기자재공학전공의 경쟁률은 24.5대 1에서 4.3대 1로 급감했다.

같은 대학 조선해양시스템공학부는 13.3대 1에서 6대 1로 떨어졌고,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는 13.9대 1에서 9.1대 1로 경쟁률이 하락했다.

세계 최대규모 조선소인 현대중공업이 위치한 울산의 울산대 조선해양공학부도 8.8대 1에서 2.9대 1로 큰 폭으로 떨어졌다.

반면에 수시모집으로 35명을 뽑는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는 올해 140명이 지원해 4대 1의 경쟁률을 기록, 지난해(3.8대 1)보다 경쟁률이 소폭 올랐다,
조선·해운·항만 관련 학과를 지망하는 수험생 수가 대체로 급감한 것은 최근 해당 업계의 부진과 구조조정 움직임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조선업의 불황과 고강도 구조조정이 겹치면서 올해 하반기에는 조선 '빅 3' 가운데 현대중공업만 채용 계획을 밝히는 등 조선 관련학과 졸업생들의 취업 길이 갈수록 좁아지는 모습이다.

통계청의 8월 실업률 발표에서 조선업계가 밀집한 울산과 경남은 각각 4.0%와 3.7%를 기록, 지난해 같은 달보다 각각 1.2%p, 1.6%p 상승해 광역시·도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다.

조선·해운 분야 구조조정으로 실업자가 늘면서 울산은 2000년(4.8%) 이후, 경남은 1999년(4.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실업률이 치솟았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 관련 학과들의 수시모집 지원자 급감은 정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임성호 대표는 "서울대, 인하대 등 수도권 대학들도 관련 학과의 수시 경쟁률이 작년 수준을 겨우 유지하는데 그쳤다"며 "이런 흐름은 정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임 대표는 이어 "올해 정시뿐만 아니라 내년도 모집에도 상당한 여파가 불가피하다"면서 "최악의 경우 대학들이 학과 구조개편까지도 검토해야 할 정도로 경쟁률이 급락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yongl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