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축제 현장·나들이 명소 '북적북적'…경주 관광지는 여전히 '썰렁'

9월의 마지막 토요일인 24일 맑고 쾌청한 날씨 속에 가을을 맞는 축제가 전국 곳곳에서 열렸다.

이름난 유원지와 산에서는 각종 축제와 행사가 펼쳐져 가을을 즐기려는 나들이객의 발길을 끌었다.

그러나 경북 경주와 경남 남해안 지역은 지진 공포와 콜레라 여파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었다.

◇ '가을이 왔다'…전국이 유원지·축제장

강원 정선군 남면 민둥산에는 관광객들이 억새꽃 축제 현장을 찾아 은빛 향연을 즐겼다.

전국에서 모여든 탐방객은 해발 1천119m의 민둥산 7부 능선에서 정상까지 66만여㎡에 이르는 억새밭을 오르며 가을 산행을 즐겼다.

속리산과 월악산 국립공원에서도 이른 아침부터 형형색색 등산복을 차려입은 등산객이 가을옷으로 단장하기 시작한 등산로를 따라 걸으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국화와 코스모스 등 가을을 대표하는 천만 송이 꽃이 전시된 용인 에버랜드에는 가족 단위 관람객이 꽃 향기에 흠뻑 젖었다.

울산 태화강 일원에서는 둔치를 출발해 십리대밭-구삼호교-태화교-태화루로 이어지는 걷기대회에 참여한 시민이 가벼운 발걸음으로 가을 정취를 만끽했다.

전북 완주 와일드푸드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은 메뚜기나 개구리 뒷다리를 장작불에 구워 먹으며 추억을 만들었다.

바다축제도 풍성해 부산에서는 광안리 해양레포츠 페스티벌에 참여한 마니아들이 보드에 두 발을 딛고 노를 저어 즐기는 스탠드 업 패들보드(SUP)로 물살을 갈랐고, 해녀축제가 열린 제주에서는 해녀 문화를 체험하는 여러 프로그램과 볼거리 넘치는 거리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인천 문학경기장 광장에서는 세계 10개국 요리와 전통주가 등장한 음식문화 박람회가 열려 식도락을 즐기려는 나들이객이 저마다 손에 먹거리를 들고 퓨전국악과 색소폰 공연을 구경했다.

광주 도심 금남로에는 청소년 상상페스티벌과 청년 거리 행사 ·프린지 페스티벌이 맞물려 풍성한 즐길거리로 넘쳐났다.

◇ 지진 공포·콜레라 여파로 경주·남해안은 썰렁

강진으로 큰 피해가 난 천년고도 경주는 가을을 만끽하는 전국의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었다.

관광객과 수학여행단의 발길이 끊긴 보문관광단지와 첨성대 등 주요 사적지에는 방문객이 간혹 눈에 띌 뿐, 적막이 감돌았다.

예년 이맘때마다 붐볐던 유스호스텔과 관광지 주변 숙박업소에서도 수학여행 온 학생과 여행객 무리를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경주를 찾으려던 수학여행단 가운데 90% 이상이 지진 이후 예약을 취소했고, 일반 관광객 숫자는 60% 넘게 줄었다.

경남 거제와 통영에서는 횟집을 중심으로 콜레라 파문을 딛고 활기를 되찾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청명한 남해안 한려수도 풍광을 즐기려는 관광객들의 발걸음은 예전만 못했다.

(김근주 김동철 변우열 이경욱 이승형 이영주 이해용 전지혜 조정호 정회성 최은지)


(전국종합=연합뉴스) h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