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경절 이후 불법조업 기승 가능성"…꽃게는 모처럼 풍년

가을철 꽃게 조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서해 북방한계선(NLL) 해상에 출몰한 중국 불법 어선이 지난해보다 절반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여전히 하루 평균 100여척의 중국 어선이 출몰하고 있고, 내달 초 다시 불법어선이 몰려올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중부해양경비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이달 들어 서해 NLL 해역에서 조업하는 중국 어선의 수는 하루 평균 105척이다.

이는 지난해 9월 하루 평균(193척)보다 약 45% 감소한 것이다.

통상 중국어선은 꽃게잡이철에 접어들면 서해 NLL 해상에 집중적으로 모여들었다.

하지만 올해 봄어기(4~6월) 때 대대적으로 단속을 강화하면서 중국어선이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불법조업이 줄고 지난 두 달간 꽃게 금어기(6월 21일~8월 20일)의 영향으로 꽃게 자원량이 늘면서 가을 꽃게도 모처럼 풍년을 이루고 있다.

실제로 수협중앙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1일까지 꽃게 위판량은 147만8천512㎏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약 10% 증가했고, 어획량이 부진했던 봄어기 초반(4월 한 달 기준)보다는 무려 201% 급등했다.

박태원 연평도 어촌계장은 "꽃게의 경우 바다에 그물을 쳐놨다가 어획량이 많으면 한번에 그물을 걷어내는데, 봄어기 때는 워낙 어획량이 적어 그물에 걸린 몇 마리를 떼거나, 아예 빈손으로 오는 날이 많았다"며 "가을어기 들어서 현재까지 상반기에 비해선 어획 실적이 좋은 편"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는 게 현장 어민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과거에도 단속이 강화되자 중국어선들이 일시적으로 줄어들긴 했지만, NLL 특성상 단속에 한계가 있어 대부분 '반짝 효과'에 그친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박 계장은 "단속이 강화돼 올가을엔 나아질 거란 기대감은 크지만 아직은 모든 게 불투명한 상태라고 하는 게 정확할 것 같다"며 "불법으로 조업하는 중국어선들의 경우 중국 당국에조차 조업 허가를 받지 않은 무허가 어선 많아 예측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복남 백령도 연지어촌계장도 "금어기 때는 단속도 심하고 해서 줄어든 것 같았는데 최근 며칠 사이 서서히 늘고 있는 것 같다"며 "낮에는 NLL 바깥 해상에서 눈으로 작게 보이지만 밤이 되면 야간 조업을 하는 어선들의 조명 불빛이 가까워지는 게 보인다"고 전했다.

중국의 최대명절인 중추절(9월 15~17일)에 이어 내달 초 국경절(10월 1~7일) 이후 다시 불법조업이 기승을 부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조현근 인천해양도서연구소 정책위원장은 "실제 해경 등에 집계된 중국어선의 수는 더 많겠지만 육안상으로도 중국어선 10여척 정도가 해상에 있는 게 보인다"며 "통상 중국어선들은 꽃게잡이가 본격화될수록 순차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중국 명절이 끝나고 나면 몰려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내달 중순 일명 '싹쓸이' 어선으로 불리는 중국 저인망 어선의 금어기가 해제되면 불법 조업이 급증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에 따라 중부해경은 이달 초 서해5도 해역에 경비세력을 평상시 4척에서 8척으로 늘린 데 이어 중국어선의 분포를 고려해 11척까지 증강할 계획이다.

중국 저인망 어선 조업이 재개되는 내달 중순부터는 기동전단을 운영하는 등 NLL 해역 외에도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의 불법 조업 단속도 강화한다.

아울러 해양수산부는 오는 27일까지 중국 불법 어선의 거점해역인 한·중 잠정조치수역에서 한국과 중국 지도선이 공동 순시 활동을 한다고 밝혔다.

잠정조치수역은 2001년 체결한 한·중 어업협정에 따라 한국과 중국어선에 한해 상호 허가 없이 자유롭게 조업할 수 있는 수역으로, 양국은 자국 불법 어선을 단속하고, 처리 결과를 서로 통보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shi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