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밤 경북 경주에서 또다시 규모 4.5짜리 여진이 발생하는 바람에 부산은 또 한 번 지진 공포에 시달렸다.

이달 12일 밤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1∼5.8짜리 지진을 경험한 지 1주일 만에 다시 강한 지진을 접한 부산 시민들은 트라우마까지 호소하며 밤새 불안에 떨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

19일 밤 경주에서 여진이 발생하자마자 부산소방안전본부에는 지진의 공포를 호소하는 신고전화가 잇따랐다.

20일 아침까지 미세한 규모의 여진이 27번 이어지면서 119에 들어온 신고전화만 2천600 건이 넘었다.

'강한 흔들림 현상을 또 느꼈는데 지진이 맞느냐?'는 지진 감지 신고전화도 많았고 '집이 강하게 흔들렸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지진 대처·대피요령을 묻는 전화가 대부분이었다.

일주일 새 강한 지진을 3번이나 경험한 부산 시민들은 '또 강한 지진이 발생하면 어쩌나'하는 생각에 밤새 잠을 설쳤다.

부산 해운대구에 있는 고층 아파트에 사는 김모(76·여)씨는 "19일 밤 손자들과 식사를 하다가 전등이 흔들리는 정도의 여진을 느껴 또 한 번 지진 공포에 휩싸였다"며 "고층이라 아이들을 데리고 대피하기도 어렵다는 생각에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부산 남구 대연동에 사는 이모(33·여)씨도 "19일 밤 지진을 느끼고 아파트에서 무작정 아이들을 데리고 학교 운동장으로 뛰쳐나갔다"며 "여진이 올까 봐 겁이 나 아이들과 바깥에 머물다가 자정이 다 돼서야 집에 들어갔지만 밤새 무섭다는 아이들을 달래야 했다"고 말했다.

20일 아침 출근을 하는 직장인들도 앞다퉈 자신의 지진 경험담을 털어놨다.

회사원 박모(44)씨는 "12일 잇단 강진 이후 인터넷에 떠돌던 지진 괴담이 현실이 되는 바람에 더 큰 지진이 올 수도 있다는 공포가 더 커졌다"며 "동료들과 지진 얘기를 나누다 어젯밤 또 지진을 겪고 나서 비상식량, 생수, 손전등, 외투와 담요 등으로 '비상 배낭'을 꾸려놔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왔다"고 전했다.

(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osh998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