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정 의원 "쏠림현상 심각…이공계 대학생들 실력저하 우려"

대학수학능력시험 과학탐구 영역에서 물리Ⅱ, 화학Ⅱ 등 심화 과목을 선택하는 비율이 해가 갈수록 줄어드는 것으로 집계됐다.

수험생들이 어려운 과목을 기피하는 대신 상대적으로 공부와 점수 획득에 쉬운 과목으로의 과도하게 몰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오세정 의원(국민의당)은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6학년도 수능에서 화학Ⅱ를 선택한 학생은 2012학년도보다 10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화학Ⅱ 응시자는 2012학년도 3만6천238명에서 2016학년도에 3천936명으로 줄었고, 전체 수험생 가운데 이 과목을 선택한 비율도 같은 기간 5.58%에서 0.67%로 떨어졌다.

물리의 심화 과목인 물리Ⅱ 응시자는 같은 기간 1만9천80명(2.94%)에서 3천479명(0.59%)로 6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생물Ⅱ는 7만2천263명(11.14%)에서 2만3천405명(4.0%)로, 지구과학Ⅱ는 2만5천16명(3.85%)에서 1만443명(1.78%)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택 과목의 쏠림 현상 심화도 확연히 관찰됐다.

과학의 심화 선택과목 가운데 수험생들이 일반적으로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물리Ⅱ와, 가장 많이 선택하는 생물Ⅱ 간의 격차가 더 커진 것이다.

2012학년도 물리Ⅱ 응시자는 1만9천80명, 생물Ⅱ는 7만2천264명으로 생물이 물리의 4배가량이었으나, 2016년에는 각각 이 격차는 약 8배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이런 수능 심화과목 선택 기피는 이공계 대학 진학 학생들의 실력 저하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는 것이 오 의원의 지적이다.

그는 "자연계열 수험생 사이에서 가장 기초과학에 해당하고 심화학습이 필요한 물리·화학과목에 대한 기피현상이 상대적으로 더 커 문제"라며 "미래창조과학부와 교육부는 이런 현상에 대해 고민하고 적절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표> 수능 과학탐구 영역 응시자 비교
┌───────┬──────┬────┬─────┬─────┐
│ │ 2012학년도 │ 비율 │2016학년도│ 비율 │
├───────┼──────┼────┼─────┼─────┤
│ 물리I │ 89,002│ 13.71│ 50,377│ 8.61│
├───────┼──────┼────┼─────┼─────┤
│ 화학I │ 155,577│ 23.97│ 123,126│ 21.04│
├───────┼──────┼────┼─────┼─────┤
│ 생물I │ 169,331│ 26.09│ 142,978│ 24.43│
├───────┼──────┼────┼─────┼─────┤
│ 지구과학I │ 134,194│ 20.68│ 103,518│ 17.69│
├───────┼──────┼────┼─────┼─────┤
│ 물리II │ 19,080│ 2.94│ 3,479│ 0.59│
├───────┼──────┼────┼─────┼─────┤
│ 화학II │ 36,238│ 5.58│ 3,936│ 0.67│
├───────┼──────┼────┼─────┼─────┤
│ 생물II │ 72,263│ 11.14│ 23,405│ 4.00│
├───────┼──────┼────┼─────┼─────┤
│ 지구과학II │ 25,016│ 3.85│ 10,443│ 1.78│
├───────┼──────┼────┼─────┼─────┤
│ 수능응시자 │ 648,946│ │ 585,332│ │
└───────┴──────┴────┴─────┴─────┘
※자료=오세정 의원실(국민의당)·교육부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박수윤 기자 yongl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