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남면 부지리 담·기와 무너져…5.1과 5.8 진앙 거리 직선 1.4㎞
인근 경덕왕릉 등 문화재 피해 여부 확인 안 돼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지진이 나고 진앙이 이쪽이라고 하니 다들 겁이 나서 밖으로 나와 대피했지요."

경북 경주시 내남면 부지2리 이장 박종헌(61)씨는 13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여진이 이어지니까 집에 갔다가 다시 나왔다가 들어가는 일을 반복했다"고 말했다.

내남면 부지2리는 12일 경주에서 일어난 지진 진앙과 가까운 곳이다.

첫 번째 규모 5.1 지진 진앙은 내남면 부지리 내남초등학교, 두 번째 규모 5.8 지진 진앙은 내남면 화곡리 화곡저수지다.

두 곳 거리는 직선으로 불과 1.4㎞다.

기상청은 두 번째 일어난 규모 5.8 지진을 '본진', 첫 번째 발생한 규모 5.1 지진은 본진이 나기 전에 나타났다는 의미에서 '전진'이라고 밝혔다.

지진이 나자 부지리 마을 주민은 집 밖으로 나와 마을회관이나 차 안에서 대피했다.

일부 주민은 길가에 자리를 깔고 앉아 있기도 했다.

큰 지진이 지나가자 일부 주민은 집으로 갔다가 여진이 이어지자 다시 나와 대피하는 일을 반복했다.

이들이 모두 집으로 간 것은 13일 오전 2시께다.

부지 1리에는 65가구 약 100명의 주민이, 부지 2리에는 45가구 약 60명이 산다.

대부분 70∼80대 노인이다.

이곳에선 주택 담이 무너지거나 물탱크가 파손되고 기와가 떨어지는 피해가 났다.

벽시계, 그릇 등 가재도구가 떨어진 일도 많았다.

본진 진앙지와 가까운 화곡리도 비슷한 상황이다.

화곡리는 28가구 70여명의 주민이 산다.

주민은 지진이 나자 집 밖으로 대피했다가 어느 정도 진정이 되고서 귀가했다.

이곳에서도 기와가 떨어지고 물탱크가 파손하는 등 피해가 났다.

화곡리 권순영(44·여) 이장은 "주로 나이 많은 어르신이 살다가 보니 무척 놀랐다"며 "지진이 나고서 일일이 확인했는데 큰 피해는 없는 것으로 나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본진 진앙인 경주시 내남면 화곡리 산 293.3 지점은 직선거리로 200m 인근에 KTX 열차가 지나간다.

KTX 신경주역에서 4.8㎞ 떨어진 곳이다.

부지리에는 신라 35대 경덕왕릉이 있다.

무덤 아래에 둘레돌이 있고 12지신상이 조각돼 있다.

현재까지 경덕왕릉 피해 여부는 드러나지 않았다.

경주시 내남면사무소는 이른 아침부터 부지리와 화곡리를 비롯해 내남면 곳곳을 돌며 피해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박주식 내남면장은 "진앙이라고 해서 큰 피해가 있을 줄 알았는데 지금까지 파악해보니 생각보다 피해가 크지는 않다"며 "다만 가재도구가 떨어지거나 담이 무너지는 등 피해는 있다"고 설명했다.

(경주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sds1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