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정식개통 앞두고 13∼18일 하루 9회 무료 임시운행

추석 연휴를 앞두고 경강선 전동열차가 13일 무료로 임시운행을 시작했다.

경강선은 경기 성남 판교에서 출발해 광주와 이천, 여주를 잇는 57㎞ 노선이다.

오는 24일 정식개통에 앞서 13∼18일 6일간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상·하행 각 9회씩 운행한다.

한 시간마다 정각에 판교역과 여주역에서 열차가 출발한다.

이날 오전 9시 40분께 경강선의 시발점인 판교역에 가보니 '경강선 시승행사' 입간판이 서 있는 개찰구 위로 '이매, 경기광주, 부발, 여주'라는 파란색 안내표지판이 새로 걸렸다.

무료 운행기간이어서 따로 표를 사지 않고 개찰구를 지나 플랫폼으로 내려가니 벌써 수백명이 열차가 오기를 기다리며 서 있었다.

오전 10시 정각 4개 객차가 연결된 경강선 열차가 들어오자 사람들이 서둘러 열차에 올랐고 일부 승객들은 타자마자 휴대전화로 '셀카'를 찍어대며 들뜬 모습을 보였다.

열차 안은 출퇴근 지하철만큼은 아니었지만, 소풍나온 아이들처럼 미소 가득한 승객들로 붐볐다.

여주시 오학동에 살면서 서울 강남 사무실까지 출퇴근한다는 회사원 최모(63) 씨는 "여주까지 열차가 운행하게 되다니 믿기지 않는다"면서 "지금까지 고속버스로 출퇴근하는데 하루 3시간 가까이 걸렸지만, 경강선이 개통되면 절반 가까이 시간이 단축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열차 안에는 주로 40∼70대 승객들이 특히 많았다.

부산상고 46회 졸업생 11명도 여주에 놀러 가는 길이 즐거운지 이야기꽃을 피웠다.

전날 부산에서 올라왔다는 이창열(76)씨는 "고등학교 친구들과 함께 신륵사와 세종대왕릉을 보러 가는 길"이라고 소개하면서 "예전 같으면 자가용으로 여주에 갔을 텐데 이렇게 열차로 가니까 편하고 즐겁다"고 말했다.

추석을 맞아 이천시 집으로 내려간다는 여대생 이모(20)씨는 "지금은 성남에 있는 대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하는데 경강선이 개통되면 이천에서 1시간 이내면 학교에 갈 수 있게 돼 통학해도 될 것 같다"며 "이천에서 서울도 이젠 편리하게 왔다 갔다 할 수 있게 돼 좋다"고 경강선 개통을 반겼다.

열차 안에는 여주와 이천에서 승차해 판교까지 왔다가 돌아가는 승객들도 많았다.

여주시 '깊은샘 유치원'에 다니는 7세반 어린이 15명은 조용순 원장·인솔 교사와 함께 차창 밖에 보이는 건물들을 바라보며 즐거워했다.

여주시에 처음으로 생기는 전차를 체험하려고 이들은 이미 오전 9시 여주역에서 탑승해 이천과 광주를 거쳐 판교역까지 왔다가 다시 돌아가는 길이라고 했다.

판교를 출발한 열차는 48분가량이 걸려 종착역인 여주역에 도착했다.

여주역에 도착한 수백명의 승객은 여주역 앞에 임시로 운행하는 시내버스를 타고 시내 또는 신륵사로 향했다.

또 일부는 1시간을 기다려 다시 판교로 향하는 열차를 타고 돌아갔다.

정식개통이 열흘밖에 남지 않았지만, 역사 안에 매점이나 급수대 등 승객 편의시설이 아직 마련되지 않은 데다, 여주역 근처에 식당이나 편의점이 하나도 없어 일부 승객들은 "임시운행을 하더라도 기본적인 시설은 갖춰야 이용자가 불편하지 않을 것"이라며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전철 시대를 맞게 된 광주·이천·여주시의 지자체장과 공무원들은 이날 열차에 타보며 승객들의 불편사항을 체크하고 개통준비를 점검하기도 했다.

이들 3개 시는 경강선 개통에 맞춰 역세권 개발에 나서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23일 오후 3시 여주역에서 경강선 개통식을 연뒤 다음날 오전 5시 30분 정식으로 개통할 예정이다.

경강선 임시 전동열차 시간표와 운행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코레일 홈페이지(www.letskorail.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여주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hedgeho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