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에서 발생한 지진 여파로 경남 일대서도 건물이 흔들리거나 금이 가고 수도관이 파열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경남소방본부와 창원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44분과 8시 32분에 각각 전진과 본진이 발생하고 나서 피해신고가 잇따랐다.

창원시 진해구 경화동의 한 아파트는 벽에 금이 가고, 창원시 의창구 팔용동 LG전자 물류센터 인근과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일대에서는 수도배관이 파열됐다.

창원시 진해구의 한 건물이 약간 기울어졌다는 신고도 들어와 소방당국이 건물 내 인원을 대피시키는 등 긴급 안전조치를 취했다.

소방당국은 일부 경미한 피해신고가 접수되고 있으나 아직 큰 지진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주민들은 극도의 불안감을 표출했다.

전진과 본진 발생 이후 소방당국에는 6천 통이 넘는 문의전화가 폭주했다.

안부를 묻는 전화가 폭증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휴대전화와 카카오톡 메신저가 연결되지 않는다는 신고 전화도 있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한 아파트 주민은 "아파트가 심하게 흔들리며 선풍기가 넘어지고 조리 중이던 냄비가 엎어지기도 했다"며 "놀란 주민들이 밖으로 나와 불안한 표정으로 모여 있고 일부 주민은 멀미와 두통을 호소했다"고 전했다.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의 한 주민은 "고층 아파트가 갑자기 흔들리면서 밖에서 강한 바람 소리가 나 무서웠다"며 "유리창이 굉음을 내면서 흔들렸다"고 지진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인근 중앙동 2층 원룸 건물에 거주하는 임모 씨는 "2층 건물이 7∼10초간 심하게 흔들렸다"며 "컴퓨터와 모니터가 바닥에 떨어질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김해 동상동에 사는 이모 씨는 "3층 짜리 다가구 주택에 사는데 기둥이 약해 곧 무너질 것 같아 무섭다"며 "집에 들어가야 하는지 판단이 안 선다"고 불안감을 전했다.

이씨는 "여진이 더 무서웠다"며 혹시 더 강한 여진이 또 올 것인지 불안해했다.

창녕군 남지읍에 사는 이모 씨는 "남지읍내 2층 짜리 건물 1층 주점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데 바로 옆에서 대형 화물차가 지나가는 듯이 건물이 매우 흔들렸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창원을 비롯한 경남 일대에서는 주민들이 지진 직후 놀라서 집 밖으로 긴급 대피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이날 저녁 야간 자율학습을 실시하던 도내 고등학교는 전진 발생 이후 학교장 재량으로 학생들을 귀가시켰다.

이후 규모 5.8 지진이 발생하자 도교육청은 각 학교 교장·교감으로 구성된 비상연락망을 가동해 학생들을 가급적 귀가 조처할 것을 주문했다.

도교육청 측은 "피해는 아직 접수된 것이 없지만 학생들이 책상 밑으로 숨는 등 많이 불안해해 귀가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도교육청은 또 도내 학원가에도 연락망을 가동해 학생들을 조속히 귀가시켜달라고 요청했다.

학원가가 밀집한 창원 성산구 상남동 일대에서는 수업중이던 학생들이 쏟아져 나와 잠시 혼잡을 빚기도 했다.

경남도 재난안전건설본부는 지진 발생 시 행동요령 등을 홍보하며 지진피해가 없도록 안전하게 행동해달라고 당부했다.

(창원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b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