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직업으로 택하는 여행작가가 점차 늘고 있다. 대형 서점에도 여행분야는 주목받는 코너로 자리 잡았다. 이병률 작가를 비롯해 어머니와 세계 여행을 떠난 독특한 이야기를 풀어낸 태원준 작가, 시인 출신인 최갑수 작가, 전 방송인 손미나 작가 등이 각광받는 여행작가다. 여행작가협회에 등록한 작가만 수백명, 여기에 블로거까지 합치면 바야흐로 여행작가의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에는 늘어나는 여행작가를 체계적으로 훈련하는 아카데미도 많이 생겼다. HK여행작가아카데미(event.hankyung.com)를 비롯해 동국대와 건국대에서도 여행작가 아카데미를 통해 여행작가를 배출해 내고 있다. 여행작가를 지망하는 이들도 20대 대학생에서 정년퇴직한 뒤 인생 이모작을 준비하는 사람까지 다양하다.

얼핏 보기에는 여행도 가고 돈도 버는 괜찮은 직업 같지만 전문작가들은 한결같이 꿈과 환상만 가지고 작가가 되는 것은 금물이라고 말한다. 최 작가는 일간지에서 여행기자를 하다 여행작가로 전업해 성공한 경우지만 초반에는 갈등이 많았다고 한다. 전 직장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적은 수입에 모든 것을 스스로 찾아서 기획하고 취재해야 했기 때문이다.

최 작가는 “여행작가로 성공하려면 철저하게 프로가 돼야 한다”고 귀띔했다. 기고할 출판사나 잡지사와의 약속은 철저하게 지키고 신뢰를 깎아 먹을 행동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여행작가는 취재와 사진을 동시에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사진뿐만 아니라 후보정 작업까지 스스로 해야 한다.

태 작가는 “남들이 누구나 하는 테마가 아니라 자신만이 할 수 있는 분야를 택해 특화시켜야 성공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어머니와 떠난 여행기를 의도해서 쓴 것은 아니지만 남들과 다른 울림이 있어 많은 독자가 공감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수없이 많은 여행을 너끈하게 소화할 수 있는 체력과 여행지에 대한 폭넓은 지식은 여행작가의 필수 항목이다.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