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의료현실 반영한 주치의 제도 도입 검토 필요"

급속한 인구 고령화와 생활습관의 변화로 고혈압, 당뇨 등에 걸린 만성질환자와 진료비가 해마다 증가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7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만성질환 관리제를 통한 건강지원서비스의 의료이용 효과분석' 자료를 보면, 만성질환으로 진료받은 전체 환자는 2011년 1천296만2천명, 2012년 1천344만1천명, 2013년 1천375만3천명, 2014년 1천397만4천명 등으로 연평균 2.5%씩 증가하고 있다.

특히 60세 이상 만성질환자는 2011년 532만3천명, 2012년 566만2천명, 2013년 593만3천명, 2014년 621만3천명 등으로 연평균 5.3%씩 늘고 있다.

전체 만성질환자 증가율의 2배 이상이다.

이처럼 만성질환자가 매년 늘면서 관련 진료비도 급증하고 있다.

건강보험이 부담한 급여비와 환자 본인부담금을 합친 전체 만성질환 진료비는 2011년 1천640억5천900만원, 2012년 1천737억4천100만원, 2013년 1천728억8천만원, 2014년 1천941억9천400만원 등으로 연평균 5.8%씩 늘었다.

60세 이상 만성질환자 진료비는 2011년 931억5천300만원, 2012년 1천8억5천100만원, 2013년 1천22억9천600만원, 2014년 1천178억1천500만원 등으로 연평균 8.1%씩 증가했다.

만성질환은 고혈압성 질환, 당뇨병, 정신 및 행동장애(뇌전증 포함), 호흡기결핵, 심장질환, 대뇌 혈관질환, 신경계 질환, 악성 신생물(암), 갑상선의 장애, 간 질환(만성 바이러스간염 포함), 만성신부전증 등을 아우른다.

만성질환은 무엇보다 평소에 환자가 가까운 동네의원 같은 1차 의료기관을 찾아가 질병 치료와 함께 생활습관 개선 등 건강교육 상담을 받으면서 지속해서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관리실태는 미흡하기 그지없다.

보건복지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 제6기 2차연도(2014년) 주요결과'에 따르면 만성질환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고혈압과 당뇨의 관리상태를 분석해 보니, 고혈압 환자의 61.3%, 당뇨 환자의 63.5%만 치료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고혈압 환자의 70.5%와 당뇨 환자의 23.1%만이 지속해서 혈압 및 혈당을 조절하고 있었다.

게다가 전체 고혈압·당뇨 환자의 24%는 동네의원이 아니라 병원급 이상의 상급의료기관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의료비 증가의 원인이 될 뿐 아니라 다른 위급한 환자가 상급병원을 제때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등 보건의료 자원의 비효율적 배분을 야기하는 것으로 나왔다.

국회예산정책처 박연서 예산분석관은 "급증하는 만성질환 의료비를 관리하려면 동네의원 등 1차 의료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의사와 환자가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만성질환을 예방·관리할 수 있게, 한국의 의료현실을 반영한 주치의 제도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s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