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도박 사건' 청탁 명목 수천만원 수수…변호사법 위반

정운호(51·구속기소)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를 둘러싼 법조 로비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원석 부장검사)는 14일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 원장 이모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말께 정 전 대표의 원정도박 사건과 관련해 재판부에 청탁한다는 명목 등으로 수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변호사법 위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씨가 상습도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 전 대표에게서 판사 등을 상대로 구명 로비를 해주는 대가로 금품을 받은 단서를 잡아 12일 이씨를 체포하고 병원 사무실과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씨는 정 전 대표의 법조 브로커로 활동한 이민희(56·구속기소)씨와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있다.

몇몇 판사들과 교분을 쌓은 이씨는 법원 쪽으로, 이민희 씨는 검찰·경찰 쪽으로 각각 역할을 분담해 정 전 대표의 구명 로비를 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정 전 대표와도 안면이 있는 김모 부장판사 등이 로비 대상으로 거론된다.

김 부장판사는 정 전 대표의 원정도박 사건 2심 선고를 맡은 재판장과 같은 지방법원에 근무한 경력이 있어 정 전 대표 측이 김 부장판사를 통해 재판장에게 선처를 부탁하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가 구속되면 검찰은 실제 판사를 상대로 로비 활동을 했는지, 정 전 대표 측에게서 받은 돈이 어디에 쓰였는지 등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이를 계기로 검찰의 법조계 로비 수사가 법원 쪽으로 본격적으로 확대될 공산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단 김 부장판사의 소환조사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검찰은 정 전 대표 명의로 발행한 약 500만원 상당의 수표가 김 부장판사 측 계좌로 유입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앞서 정 전 대표가 소유했던 레인지로버 중고 차를 매입한 일이 드러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시세보다 저렴하게 사들인 게 아니냐는 의혹도 받았다.

이 외에 이씨가 정 전 대표에게서 '구명 로비' 명목으로 1억원 가량을 받아 김 부장판사에게 전달했다거나, 김 부장판사가 정씨 등과 함께 베트남 여행을 다녀왔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그는 차량 매입은 정상적 거래였고, 돈을 받은 사실이 없으며 수표는 이씨에게서 받은 부의금이라고 주장하는 등 의혹을 일체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트남 여행도 지인과 다녀온 통상적인 여행이라고 설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의 구속 여부는 15일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song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