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맥주의 유혹…"하루걸러 하루라도 참아라"

6일 올림픽 개막과 함께 선수들을 응원하는 사람들의 건강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경기가 열리는 브라질 리우와 우리나라의 시차는 12시간. 새벽에 몰린 주요경기를 보는 시청자들의 들뜬 마음과 달리 우리 몸은 곤욕을 치를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올림픽을 건강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응원 열기에 휩싸여 몸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무리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 지나친 흥분은 자제…"머리 띵하면 물 마시고 휴식"
금메달을 두고 벌이는 박빙의 승부는 놓칠 수 없는 재미지만, 건강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

특히 폭염이 지속하고 있는 요즘 같은 날씨에 경기를 시청하다 과도하게 흥분하면 119구급차 신세를 져야 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실제 2007년 월드컵 기간 중 지나친 흥분과 긴장으로 심혈관에 문제가 생겨 급사한 사람이 평상시보다 1.5배가 증가했다는 보고가 유럽심장잡지에 실리기도 했다.

우리 몸은 흥분하면 심장박동수와 혈압이 상승하고 혈관과 근육이 수축해 심혈관에 부담을 줄 뿐만 아니라 소화불량, 속 쓰림과 같은 위장 장애도 유발할 수 있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심혈관에 무리가 가면 머리가 조이는 느낌이 들거나 심장이 둥둥 뛰고 가슴이 답답한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며 "몸에 이런 이상이 느껴진다면 휴식을 취하고 심장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주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만약 저녁 식사를 한 지 오래된 상태라면 몸을 이완시키고 안정감을 줄 수 있도록 단 음식을 먹거나 우유를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며 "특히 65세 이상의 고령자, 흡연자, 당뇨, 혈압이 있는 사람들은 보다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 치킨·맥주의 유혹…"하루걸러 하루라도 참아라"
밤늦은 시간에 먹는 야식과 음주는 건강에 나쁘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지만, 유혹을 떨치기가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유혹을 참을 수 없다면 야식 및 음주의 양과 횟수를 조절해 월드컵 기간 내내 폭식과 폭음을 이어가는 행동만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한다.

지나친 야식과 음주는 위장 질환, 간 질환, 비만의 원인으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과한 음주는 알코올성 지방간이나 알코올성 간염, 간경변증 등의 원인이 되므로 절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옥선명 여의도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술은 마시다 보면 과음을 하기 쉬운데 폭음보다도 더 몸에 나쁜 행동은 회복할 시간을 주지 않고 연달아 음주하는 것"이라며 "일주일에 챙겨보고 싶은 경기가 여러 개 있다면 매번 음주하지 말고 1~2번만이라도 참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옥 교수는 "야식 역시 안 먹는 게 가장 좋지만 참기 힘들다면 위에 부담이 없는 음식으로 조금만 섭취해야 한다"며 "만약 경기가 끝난 뒤에도 배가 더부룩한 상태라면 바로 잠을 자기보다는 어느 정도 음식물을 소화를 시키고 잠자리에 드는 게 좋다"고 말했다.

◇ 새벽경기 본다면…"'오후 10시~오전 2시'에는 꿀잠"
새벽에 진행되는 경기를 보려면 먼저 쏟아지는 잠과 싸워야 한다.

그러나 잠을 이기고 경기를 보더라도 다음날 컨디션은 엉망진창이 되기 쉽다.

전문가들은 틈틈이 부족한 수면시간을 확보하고 피곤하더라도 아침과 낮에는 깨어있어야 만성피로를 피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옥선명 교수는 "새벽에 깨어있어야 한다면 이른 저녁인 오후 10시에서 오전 2시 사이에 잠깐이라도 잠을 자는 게 좋다"며 "수면의 한 사이클은 90분 정도로 깊은 잠인 꿀잠은 첫번째 사이클에서 가장 오래간다"고 말했다.

옥 교수는 "특히 성장호르몬은 오후 10시에서 오전 2시에 많이 분비되고, 멜라토닌은 오후 9시에서 11시에 분비되기 시작해 오전 2시에 최고조에 이르기 때문에 이 시간에 미리 잠을 자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수면시간이 부족하더라도 낮에 잠을 오래 자게 되면 밤낮이 바뀌어 생체리듬이 깨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박민선 교수는 "밤에 잠을 잘 자지 못했어도 되도록 원래 일어나던 시간에 기상해야 한다"며 "낮에 정신이 멍하고 집중이 되지 않는다면, 계단 오르내리거나 주변을 산책하는 등 몸을 움직여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졸린다고 낮에 카페인이 든 음식을 많이 섭취하기 쉬운데, 이는 탈수와 식욕저하, 인위적인 각성 등을 일으켜 몸의 컨디션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aer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