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근대식 부두…부산시, 국가등록문화재 지정 방침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부두인 부산 북항 제1부두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해 보존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부산시는 6·25전쟁 당시 임시수도였던 부산에 남아있는 흔적들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는 계획에 1부두를 포함하기로 했다.

1912년에 최초의 근대식 부두로 지어진 1부두는 부산이 세계적인 항만무역도시로 발전하는 토대가 됐고, 6·25전쟁 때는 수많은 사람이 배를 타고 이곳을 통해 피란 온 아픈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부산시는 올해 중에 문화재청에 신청할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재 목록에 1부두를 포함하기에 앞서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하는 방안을 부산항만공사와 협의하고 있다.

9, 10월께 문화재청에 국가등록문화재 지정을 신청한다는 게 부산시의 계획이다.

문화재로 지정되면 개발이 제한되고 최대한 원형을 보존해야 한다.

안벽길이가 437m로 1만t급 선박 2척이 댈 수 있는 1부두에는 컨테이너 야적장(1만 4천455㎡)과 창고(4천93㎡)가 있다.

1부두가 문화재로 지정되면 이곳을 포함해 북항의 일반부두들을 해양관광 중심지로 재개발하는 계획을 수정하는 게 불가피하다.

항만공사는 애초 1부두 일대를 완전히 매립하기로 했다가 최근 1부두에서 연안여객터미널에 이르는 구간은 매립을 최소화해 원해 해안선을 최대한 살리기로 방향을 바꿨다.

항만공사는 재개발계획에 큰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부산시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계획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4일 밝혔다.

하지만 중구 중앙동 원도심과 북항재개발지역을 연결하는 주 진입도로가 1부두를 가로질러 건설되기 때문에 1부두 전체를 보존하기는 어렵다는 게 항만공사의 입장이다.

항만공사는 진입도로 안쪽 부분은 계획대로 매립하고 바깥쪽은 매립 대상에서 제외해 그대로 보존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부산시가 이 안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어 1부두의 절반가량을 매립하지 않고 원형을 보존하는 선에서 문화재 지정 신청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없앨 계획이던 유산을 보존하면 유네스코 유산 등재 심사 때 가점이 주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에는 임시수도였던 시절의 문화유산이 원도심권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 남아있다.

부산시는 지난해부터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을 보존하고 후세에 남기기 위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부산발전연구원과 함께 유형자산 264곳, 무형자산 200여 건을 전수조사해 가치가 높은 18곳, 25건의 대상 유산을 선정했다.

대상 유산 목록에는 1부두 외에 영도다리, 대한성공회 부산주교좌성당, 보수동책방골목, 유엔묘지, 옛 경무대인 임시수도기념관, 옛 임시정부청사인 동아대 박물관, 부경대 워커하우스 등이 포함됐다.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김상현 기자 lyh950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