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위치 정차 실패 오류 반복…개통 2주전까지도 오류 못잡아

인천도시철도 2호선 전동차가 정거장에서 제 위치에 정차하지 못하는 오류를 반복하고 있다.

인천시는 개통 2주 전까지도 이 오류를 바로잡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졸속 개통 의혹이 제기된다.

4일 인천교통공사에 따르면 2호선 전동차는 3일 오전 5시 55분께 인천시청역에 도착했지만 원래 출입문 위치보다 65cm 지난 지점에 멈춰 섰다.

무인 원격제어시스템으로 운행되는 인천철 2호선은 출입문 정위치로부터 25cm 내에 정차해야만 문이 열리도록 설계됐기 때문에 승객들은 전동차 내에 갇힌 상황이 됐다.

2∼3분 정도 지나도 문이 열리지 않자 승객 중 1명이 전동차 내부 비상스위치를 눌러 출입문을 강제 개방했다.

승객 30여 명은 그제야 불안한 마음을 쓸어내리고 전동차 밖으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연합뉴스가 입수한 '영업시운전 시행결과 보고'를 보면 정위치 정차 실패 결함은 6월 1일부터 7월 10일까지 40일간 시행된 영업시운전 때도 자주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호선 건설을 담당한 인천시 도시철도건설본부는 7월 14일 작성한 이 보고서에서 '정위치 정차 불량'을 보완·개선해야 할 사안으로 꼽고 7월 20일까지 개선하겠다고 적시했다.

7월 30일 개통을 불과 2주 앞둔 상황에서도 정위치 정차 실패 결함을 바로 잡지못한 채 '보완하겠다'는 계획만 밝힌 것이다.

시 철도본부 관계자는 "비가 오면 차량이 다소 밀리는 '슬립슬라이드' 현상과 함께 정위치 정차 불량 사례가 종종 있었다"며 "신호 분야 소프트웨어를 개선해 결함을 바로잡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개통 첫날인 7월 30일 오후 8시 18분께 검암역에서 신호장치 통신장애로 정위치 정차에 실패하는 등 같은 결함은 되풀이되고 있다.

2호선 운영기관인 인천교통공사는 시스템 운영 초기이다 보니 오류가 간혹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다른 도시철도도 개통 초기 튜닝(조정)해 가는 과정을 겪기 마련"이라며 "무인 시스템이다 보니 센서가 예민하고 신호체계가 정교해 오류가 발생하고 있는데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천철 2호선은 정위치 정차 실패 외에 다른 결함도 잇따라 발생,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2호선은 개통 첫날 단전, 출력이상, 통신장애 등 6건의 장애로 1시간 넘게 운행이 중단된 데 이어, 이후에도 공개되지 않은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1일에는 오전 7시 36분께 서구청역에서 출입문이 안 닫혀 약 10분간 운행이 중단됐다.

2일 오전 5시 45분 왕길역에서는 전동차와 신호시스템 간에 통신이 두절되는 '타임아웃' 상황이 발생했다가 곧바로 통신 연결이 재개됐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이틀간의 휴가를 마치고 3일 업무에 복귀하자마자 2호선을 타고 출근하며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고 시민들의 불편을 없애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니 근무에 충실히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iny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