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팀 리포트] '땅 속 누비는' 서울지하철경찰대 "전철 몰카, 몰래 해도 딱 보여요"
서울지하철경찰대는 하루 이용객이 1528만명에 달하는 서울지하철 내의 ‘검은손’을 쫓는 조직이다. 역이나 전동차 안에서의 범죄 예방과 범인 검거 활동을 한다. 대원은 171명. 이들은 예방업무를 하는 순찰반과 수사 및 검거를 맡는 수사반으로 나뉘어 지하철 곳곳을 누빈다.

수사1계 소속 유정옥 경위(사진 왼쪽)는 1991년 경찰관 생활을 시작한 이래 지하철경찰만 10년을 한 ‘지하의 베테랑’이다. 지하철경찰대에 처음 온 직원들을 가르치는 ‘스승’이기도 하다.

29일 왕십리역에 있는 서울지하철경찰대 본대 사무실에서 만난 유 경위는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불쾌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전 대원에게 수상한 사람을 포착하는 ‘촉’과 끝까지 추적하는 ‘집요함’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그는 “추행 의도나 몰래카메라 촬영 등 불순한 목적을 가진 사람은 눈빛이나 행동이 다르다”고 했다. 유 경위는 “에스컬레이터에서 옆줄로 지나가는 사람들을 배려하는 척하며 손에 든 가방이나 휴대폰 등을 자신의 앞쪽으로 옮기면서 은근슬쩍 앞에 선 여성의 치마 밑쪽으로 갖다 대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며 “들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수사관 눈에는 확대경으로 보듯 명확하게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의 직속 상관인 김진용 경감(수사1계 팀장·오른쪽)은 “추행을 당하고도 가해자의 보복이 두려워 신고하지 않고 떠나는 피해자들을 볼 때 가장 안타깝다”며 “경찰관이 없는 곳에서 추행을 당했다면 적극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가해자의 추가 범행을 막기 위해서다.

김 경감은 “사건이 발생한 뒤 피해자와 가해자를 철저하게 분리한 채 조사한다”며 “추행범이 특정인에게 관심이 있었다기보다 불특정 다수에서 범행 대상을 찾았고 지인 관계도 아닌 만큼 일반 범죄보다 보복 우려가 오히려 낮은 편”이라고 강조했다.

정병권 서울지하철경찰대장(가운데)은 “대원들의 노력 덕분에 올해 상반기 성범죄 검거율이 92.4%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8%포인트 높아졌다”며 “지하철 치안 수준을 더욱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