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에서 강원 춘천까지 가는 준고속열차 ITX-청춘 열차의 요금 할인율 조정을 둘러싼 코레일과 춘천시 등 지방자치단체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코레일이 운영 비용 증가에 따른 적자 누적을 이유로 현재 30%인 요금 할인율을 15%로 낮추겠다는 계획을 내놓자 춘천시와 가평군, 남양주시 등 열차가 지나는 지자체들이 지역경제에 부담을 줄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26일 코레일과 춘천시 등에 따르면 ITX-청춘 열차 요금 할인 논란이 법적 분쟁으로 비화했다. 춘천시장과 가평군수 등은 지난 25일 법원에 코레일을 상대로 요금 할인율 축소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앞서 이들은 지난 19일 공동성명을 통해 “코레일이 상시 할인을 적용하겠다고 약속했었다”며 “요금이 인상되면 지역경제가 막대한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춘천시주민자치연합회와 춘천시번영회 등 시민단체들은 ‘ITX-청춘 열차 기습 요금인상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ITX-청춘 열차는 2012년 2월 개통한 도시 간 급행 열차로 하루 평균 1만8000명이 이용한다. 수요 확대와 경춘선 인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30% 특별 할인을 적용하고 있다. 용산~춘천 간 정상 요금인 9800원을 6900원으로 깎아주는 식이다.

하지만 코레일은 지난 8일 ITX-청춘 열차의 운영 비용이 증가했다며 다음달 1일부터 특별 할인율을 30%에서 15%로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4년여 만에 요금 인상에 나선 것이다. 이 계획대로라면 현재 6900원인 용산~춘천 구간 요금이 8300원으로 오른다.

춘천시 등 지자체의 반발에 직면한 코레일도 물러설 수 없다는 태도다. 운영비 증가로 ITX-청춘 열차의 적자가 매년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코레일에 따르면 2012년 이후 ITX-청춘 열차의 누적 적자는 399억원에 이른다. 이 기간 산업용 전기요금이 18% 오른 데다 무임승차가 늘어난 탓이다. 코레일은 ‘상시 할인’ 약속은 영구적인 게 아니라 ‘필요할 때까지만’이라는 조건부였다고 설명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