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도박장 개설업자 지명수배

해외 원정도박을 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아온 프로야구구단 삼성라이온즈 소속 안지만(33)·윤성환(35) 선수에 대한 경찰 조사 결과가 엇갈렸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해외 원정도박과 국내 인터넷 도박을 한 혐의(상습도박)로 안 선수를 불구속 입건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1일 밝혔다.

같은 혐의를 받아온 윤 선수는 '참고인 중지' 의견으로 송치됐다.

안 선수는 2014년 12월 마카오 카지노의 정킷방(카지노업체에 돈을 주고 빌려 VIP를 대상으로 영업하는 사설도박장)에서 수억원대 도박을 한 혐의와 2014년 초부터 지난해 초까지 국내에서 수억원 규모의 인터넷도박을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안 선수가 마카오 정킷방에서 도박하는 것을 봤다는 두 명의 목격자 진술을 확보했다.

또 안 선수와 그 지인 김모(33·구속)씨의 PC·휴대전화를 지난달 압수수색해 국내 인터넷 도박 사이트에 접속한 기록과 인터넷 도박과 관련한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확보하고, 계좌 추적을 통해 도박자금이 안 선수-김씨-도박업자로 흘러간 정황도 확인했다.

다만 마카오 정킷방 도박과 관련한 계좌·통화내역은 찾을 수 없었다.

경찰은 안 선수가 압수수색 약 2개월 전에 휴대전화를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혐의를 받아온 윤 선수는 따로 목격자 진술을 확보하지 못했고, 핵심 피의자인 정킷방 운영 총책 박모(32·지명수배)씨가 국내에 입국하지 않고 있어 '참고인 중지' 의견으로 송치됐다.

참고인 중지는 참고인·피의자 등 소재가 확실치 않아 수사를 종결할 수 없는 경우 그 사유가 해소될 때까지 일시적으로 사건을 중지시키는 결정이다.

경찰은 박씨가 검거되거나 목격자가 나타나면 윤 선수에 대한 수사를 재개하겠다는 방침이다.

안 선수와 윤 선수는 모두 현재 도박 혐의를 일절 부인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2014년 12월에 따로따로 마카오에 각기 두 차례 다녀왔으나 도박은 하지 않았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두 사람의 체류 기간 일부는 겹쳤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국내 인터넷 도박과 관련해서도 두 선수는 모두 지인에게 돈을 빌려줬을 뿐 인터넷 도박을 하는 줄은 몰랐다고 공통된 진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광주·울산의 조직폭력배들이 마카오 호텔 카지노에서 정킷방을 개설해 원정도박을 알선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이번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관련자의 계좌와 통화내역, 출입국기록 등을 수사해 정킷방 운영조직 9명 중 5명을 검거하고 4명을 지명수배했다.

안 선수와 윤 선수를 포함해 상습도박자 17명을 입건하고, 이 중 김씨 등 2명을 구속했다.

정킷방 운영조직은 '롤링업자'라고 불리는 알선책을 통해 기업인과 유명인에게 항공권과 숙박비 등 편의를 제공하며 원정도박을 권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안 선수와 윤 선수는 항공권과 숙박비를 모두 자비로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안 선수는 도박사이트 개설 연루 혐의로 최근 대구지검에서도 조사를 받고 있으나 두 사건은 공통된 피의자가 없는 등 서로 관계가 없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comma@yna.co.kr